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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삼성에, 삼성은 BOE에…디스플레이 '적과의 동침'

중앙일보 2020.05.22 12:36
디스플레이 시장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와 원가 절감,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경을 넘어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와 손을 잡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화웨이 차기 폴더블폰에 삼성 OLED 탑재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차기 폴더블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접는 폴더블폰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 경쟁을 꼽을 정도다. 화웨이는 지난해 출시한 첫 폴더블폰 ‘메이트X’에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의 패널을 탑재했다. 화웨이는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P40’ 시리즈에는 LG디스플레이와 BOE의 패널을 썼다. 
BOE의 패널을 탑재한 화웨이의 첫 폴더블폰인 메이트 X. 화웨이의 차기 폴더블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탑재된다.

BOE의 패널을 탑재한 화웨이의 첫 폴더블폰인 메이트 X. 화웨이의 차기 폴더블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탑재된다.

차기 갤럭시S에 BOE 패널 탑재 가능성  

앞서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 시리즈에 BOE의 플렉서블 OLED 패널 수급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패널은 BOE의 6.67인치 플렉서블 OLED다. DSCC는 “BOE가 갤럭시워치 액티브에 OLED 패널을 공급한 바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BOE는 전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1위 기업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OLED 시장도 노리고 있는 경쟁업체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BOE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2%에서 지난해 5.6%로 늘었다. 특히 DSCC는 2025년 BOE 플렉서블 OLED 시장점유율이 30%로 삼성디스플레이(31%)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선전의 대형 IT 유통센터인 화창베이 의 한 전자상가에 스마트폰 업체들의 로고가 붙어 있다.

중국 선전의 대형 IT 유통센터인 화창베이 의 한 전자상가에 스마트폰 업체들의 로고가 붙어 있다.

신형 아이폰 4개 중 3개에 삼성 패널 탑재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 ‘왕좌’를 놓고 경쟁하는 애플은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폰 4개 중 3개 모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탑재한다. 애플은 이르면 올 3분기에 기본 모델인 아이폰 12와 아이폰12 맥스·프로·맥스프로 4개 모델을 출시한다. DSCC에 따르면, 이 중 아이폰12 맥스를 제외한 3개 모델의 디스플레이를 삼성이 독점 공급한다. 플렉서블 OLED를 탑재하는 아이폰12 맥스에는 LG디스플레이와 BOE의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사진 위)과 샤프의 로고. [중앙포토]

삼성(사진 위)과 샤프의 로고. [중앙포토]

삼성전자, 악연 있는 샤프와 거래 재개할 듯  

한편, 삼성전자는 샤프와 LCD 패널 거래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시장 철수를 선언한 후 안정적인 LCD 수급을 위해 ‘악연’이 있는 샤프와 다시 손을 잡는 셈이다. 샤프는 삼성전자의 오랜 거래처였지만, 2016년 말 샤프가 돌연 LCD 패널 공급을 중단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샤프가 폭스콘으로 유명한 대만 홍하이 그룹에 인수된 뒤다. 현재는 경영 일선에 물러난 궈타이밍 폭스콘 전 회장은 평소 ‘삼성 타도’를 주창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샤프와의 거래 재개 소식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V용 LCD 패널 수급 공백을 막기 위해 샤프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에서도 LCD 패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LCD TV 패널의 30% 정도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아 왔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줄었고,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가전 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와 원가 절감 대한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경쟁자와도 손을 잡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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