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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후커우(户口) 있으면 특권층?

중앙일보 2020.05.22 08:38
베이징 후커우가 없는 A씨와 B씨는 베이징에서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 부모는 아직 베이징 후커우가 없었다. 아이는 자라서 가오카오(高考; 대입 시험)을 치룰 때가 되었고, 아이는 집중 과외를 하며 대학 입학 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베이징 소재의 대학 입학 시험을 치루기 위해선 고향인 후베이(湖北)성으로 돌아가야 했다. 단지 베이징 후커우가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중국판 호적이라 불리는 후커우(户口)는 소유자의 신분과 거주지를 증명하기 위한 제도로 만들어진 증명서이다. 베이징 후커우가 없는 사람들은 베이징인(北京人)이라 불리지 못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이 후커우 하나 없을 뿐인데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베이징 후커우가 있는 사람들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1. 연금

현재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연금 보험은 베이징 후커우 소유 여부와 관련없이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퇴직 후 연금을 받는 나이에 베이징 후커우를 소유하고 있어야지만 베이징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베이징 후커우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조건에 충족되기만 하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베이징 후커우가 있는 사람은 국가가 정한 퇴직조건을 충족하고 최대 15년동안 기본 연금 보험비를 납부했다면 매달 기본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사진 足球报官方微博 공식 웨이보계정]

[사진 足球报官方微博 공식 웨이보계정]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지만, 외지 후커우를 소유한 사람은 10년동안 연금 보험비를 냈을 때 베이징시로부터 기본연금보험 대우 자격을 받는다. 베이징 후커우를 가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베이징시에서 정한 기본 연금보험 규정에 대한 조건을 충족하면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2. 차와 집 구입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현재 베이징은 승용차 구입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다.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 교통체증, 주차난 등 도시문제 해결을 위함이다. 베이징 후커우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다면 무조건 번호판 추첨에 참가해야 한다. 베이징에서 차량번호판에 당첨되면 6개월 이내에 자차를 구입해 등록해야 번호판 사용이 가능하다. 만약 6개월 이내에 당첨받은 번호판을 자차에 등록하지 않으면 해당 차량번호판은 무효가 되며 이후 차량번호판 신청도 불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베이징 후커우 보유자에게 조금 더 유리하다. 이들은 본인 명의로 베이징에 등록된 자동차가 없었다면 추첨에 바로 참가할 수 있다. 베이징 후커우가 없다면 반드시 베이징시 임시거주증이 있어야 한다. 또 연속 5년 이상 베이징시에 사회보험과 개인소득세를 성실하게 납부해야만 추첨이 가능하다. 조건이 같은 후커우 보유자보다 최소 5년 늦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주택 구입도 상황은 비슷하다. 후커우가 없는 사람은 유효한 베이징시 임시거주증이 있어야 하며, 동시에 5년 연속 사회보험비와 개인소득세를 납부해야지만 집을 살 수 있다. 최대 하나까지 구매 가능하다.

3. 교육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베이징 후커우를 원했던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2세일 것이다. 베이징은 명실상부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국구에서 가장 수준 높은 교육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베이징 후커우를 가진 아이들은 의무 교육은 물론, 베이징 소재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학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베이징 후커우가 없다면 베이징의 내로라 하는 교육기관에 입학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입학 당시 5가지를 증명해야 한다. 법정후견인(보호자)재직증명서, 실거주지 증명, 가족호적부, 베이징 임시거류증, 호적소재지에 부모가 없다는 증명서 등 5가지 서류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학군이 좋은 곳은 더 상세하게 따지기 때문에 필요한 서류가 추가될 수도 있다.
 
대학 입학 시험은 더 까다롭다. 베이징 호적이 없는 학생은 고향으로 돌아가 시험을 치뤄야 한다. 얼마 전에 처음으로 외지인도 베이징 소재의 대학 입학 시험을 볼 수 있는 제도가 생겼다. 하지만 직업학교 입학시험만 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4. 의료보험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베이징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누구나 직장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의료보험 대우도 동등하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차이점은 2세(혹은 가족)에 있다. 학생, 아동, 노인, 무직자는 지역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베이징 후커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저소득층이나 실업자에 대한 생활보조금도 베이징 후커우 소유자에게만 지급된다. 쉽게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셈이다. 외지인이 이 보조금을 받고 싶다면 베이징 후커우 소유자와 결혼해서 베이징에서 반 년 이상 살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외지인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제한을 늘리는 방법으로 베이징에 몰리는 인구를 컨트롤 하는 셈이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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