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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북한 무기 시험발사는 자위권, 우리도 연중훈련한다”

중앙일보 2020.05.22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임종석. [연합뉴스]

임종석.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북이 스스로 필요한 안보 상황에 조치하는 것까지 우리가 문제 삼자고 들면 오히려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21일 공개된 ‘창작과 비평’ 2020년 여름호 대담에서 “차제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략미사일을 실험·생산하는 문제와 재래식 무기를 개발하면서 훈련·시험하는 문제는 확실히 구별해야 한다고 본다”며 한 말이다. 대담자인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가 “(지난 3월) 북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한 청와대의 유감 표명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힐난조로 비난한 것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묻자 한 답변이다.
 

“문 대통령, 북·미 간 진전 없다면
남북 일 만들어 밀고 가려 할 것
김정은은 솔직 당당한 캐릭터”
북한 유엔제재 위반은 언급 안해

임 전 실장은 “북은 우리보다 작은 규모의 훈련을 한달지 또는 어떤 재래식 무기를 개량하고 생산하면서 그걸 시험한달지 하는 것을 자위권에 해당하는 문제로 본다. (…) 그런데 우리는 북이 재래식 무기를 시험발사 할 때마다 어떤 관성으로 습관처럼 반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연중으로 훈련하고 새 무기를 개발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한·미 연합훈련은 축소되거나 취소된 반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고 있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합동참모본부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는 점도다.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면 사거리와 무관하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미국과의 시각차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그는 북·미 대화의 진척 여부와 별개로 남북 간 교류·협력을 심화할 수 있도록 “유엔 제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일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만약 올해도 북·미 간에 진전이 없다면 미국과 충분히 소통하되 일부 부정적인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 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월경(越境)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물자가 넘어가면 무조건 규제하려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이를 해결하면 산림 협력과 철도·도로 연결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얽힌 일화도 전했다.
 
“비건이 그 무렵(2018년) 여름에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됐는데 꽤 압박을 가했다. 말하자면 자기가 다시 파악해서 ‘오케이’하기 전까지 ‘올 스톱’하라는 거다. (…) 최고위급에서 소통이 이뤄지고 여기에 한미연합사와 거의 매일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온 걸 특별대표 한 명 임명됐다고 상황을 스톱시킬 수는 없지 않나. (…) 그래서 내가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이 연락사무소 설치와 군사합의에 관한 남북 간 합의사항을 승인하고 밀고 간 거다. 비건이 들어오기 전에.”
 
임 전 실장은 “미국에서 우리로 치면 국장·실장급이 안 된다고 하면 우리는 부서 전체가 아무런 결정도 못하는 지금 같은 태도로는 우리가 더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며 “남북 간에 뭔가를 밀고 가려면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도 이걸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일로 남북 정상회담을 꼽으며 “정상회담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나겠다고 했던 것을 지금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인상에 대해선 “캐릭터가 굉장히 솔직했다. 솔직하면서도 당당한…(캐릭터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장래에 대해선 “남북 문제에서의 어떤 변화와 함께 정치적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며 “그게 꼭 제도정치여야 한다면 솔직하게 설명드리고 그걸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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