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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폼페이오 조롱에…트럼프 “어떤 중국 또라이” 격분

중앙일보 2020.05.22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아칸소·캔자스 주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아칸소·캔자스 주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미·중 긴장을 한 차원 더 고조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중국 때리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중국 외교부는 “불쾌하기 그지없다”며 반발했다.
 

‘폼페이오 코로나 거짓말 테스트’
중국 국영매체서 동영상 올려

트럼프 “중국 무능 대량학살 야기”
폼페이오, 시진핑 겨냥 “악랄 독재”
중국 외교부“그의 거짓말 파산”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어떤 중국 또라이(wacko)가 수십만명을 살상한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두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분노의 트윗을 올렸다. “다른 무엇도 아닌 중국의 무능이 세계적인 대량학살을 야기했음을 이 얼간이(dope)에 좀 설명을 해달라”라고 하면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트윗은 중국 국영 CCTV 계열사인 중국국제TV(CGTN)가 ‘폼페이오의 신뢰도 테스트’란 제목의 만화 동영상을 배포한 수 시간 뒤에 나왔다”며 “대통령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폼페이오 동영상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 나왔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하는 등 중국 책임론 공세에 앞장선 폼페이오를 인신공격하는 영상에 트럼프가 ‘또라이’ ‘얼간이’란 속어까지 동원할 정도로 격분했다는 뜻이다.
  
WP “폼페이오, 베이징 관리 희생양 돼”
 
2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 [AFP=연합뉴스]

2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 [AFP=연합뉴스]

CGTN은 이날 앞서 공식 트위터와 유튜브에 1분 3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올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일부 미국 정치인은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자국 내에서조차 광범위한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뢰할만한 정치인인지 CGTN의 비디오게임 ‘폼페이오의 신뢰도 테스트’로 알아보자”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중 양국의 비난전이 격화되면서 폼페이오가 베이징 관리들과 국영 매체의 희생양이 됐다”며 “그는 ‘인류의 공적’ ‘정치 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 등으로 비난받고 있다”라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책임과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시진핑 주석을 직접 겨냥했다. 대표적인 대중 강경론자인 폼페이오 장관은 그간 중국을 맹렬히 비난하면서도 지도자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엔 작심하고 그 이름을 입에 올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 국무부 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1949년부터 악랄한(brutal) 독재 정권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 주석은 중국이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 있게 행동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면서 문제점을 짚었다. 중국 우한에서 의사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한 지 142일이 지났으나 중국은 아직도 조사관들이 관련 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고, 살아있는 바이러스 샘플을 주지 않고 있으며, 중국에서 팬데믹을 논의하는 것조차 검열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시진핑 20억 달러 약속 쥐꼬리”
 
중국 국영 CCTV 계열사인 중국국제TV가 제작한 ‘폼페이오의 신뢰도 테스트’ 만화 동영상.

중국 국영 CCTV 계열사인 중국국제TV가 제작한 ‘폼페이오의 신뢰도 테스트’ 만화 동영상.

폼페이오 장관은 시 주석이 지난 18일 세계보건기구(WHO) 화상 총회 연설에서 2년간 20억 달러 국제 원조를 약속한 발언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중국이 팬데믹과 싸우기 위해 내놓겠다는 기여금은 그들이 세계에 초래한 비용에 비하면 쥐꼬리만 하다(paltry)”라면서 “우리 추산으로 중국 공산당의 실패로 전 세계에 부과된 비용은 9조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 국제적 대응을 위해 100억 달러를 내놓았다”면서 “이 끔찍한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미국이 한 기여와 같은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단언했다. 백신 연구 개발과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노력, 인도주의적 지원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밝혔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원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폼페이오는 미국의 100억 달러가 중국의 20억 달러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들이 그 20억 달러 약속을 지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趙立堅)은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극단적인 정치인으로 그의 언행은 불쾌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퍼뜨리는 거짓말은 국제적으로 이미 파산했다”며 “미 국무장관의 신분으로서 미국 정부는 왜 지난 1월에서 3월까지 긴 시간 동안 효과적인 방역 조처를 하지 못했는지를 세계에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정부는 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걸 막았는지,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빠르게 퍼지는 걸 왜 억제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국제 사회를 향해 분명하게 설명해야 할 책임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있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대만과 홍콩 문제에 있어서 폼페이오는 먼저 미국의 국토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벽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워싱턴=정효식·박현영 특파원,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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