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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서류심사 좋은 점수" 증언했던 교수, 법정서 말 바꿨다

중앙일보 2020.05.21 18:47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3차 공판을 출석하기 위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3차 공판을 출석하기 위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을 출석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교수가 '(정 교수의 딸 조씨가) 서류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단계를 통과한 것 같다'는 검찰 조사 당시 증언을 뒤집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강성수 김선희)는 21일 정 교수의 공판기일에 서울대 신모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신 교수는 서울대 의전원 교무부학장을 지냈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 교수의 딸 조씨가 2014년 서울대 의전원 입시에 응시할 당시 허위작성된 인턴증명서 등을 제출해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 교수는 검찰 조사 당시 검사가 '조씨가 1단계 전형을 통과한 것은 서류심사에서 점수를 잘 받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선 이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신 교수는 이날 법정에서 "검찰에 출석해 진술했을 때는 다른 사람의 점수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일반적 경험에 근거해 학점이 낮은 것 같고, 서류에서는 (제출한 서류의) 개수가 많아 유리할 거 같아 그렇게 진술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나 개별 항목별로 조씨의 순위를 계산해 봤는데, 서류심사가 10점 만점에 7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1단계 서류 합격점은 6.5~10점 사이였다고 한다.
 
이어 신 교수는 "검찰 진술 당시 서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단계를 통과했다는 것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진술한 거라 생각한다"며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변호인이 "지원자의 경력이 많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건 아니지 않냐"고 질문하자 신 교수는 "네"라고 대답했다. 오히려 경력이 많으면 진위 여부에 의심이 들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게 신 교수의 증언이다.
 
검찰은 신 교수에게 조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가 심사위원들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지 않냐고 질문했다. 이에 신 교수는 "개연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제가 교수님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다. 심사위원이 어떤 평가를 줬을지 말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검찰 측, 변호인 측 심문이 끝나고 이어진 재판부 신문에서 재판부는 신 교수에게 "1차 서류전형에서 조씨가 결과적으로 합격 통보가 됐는데, (논문, 증명서 등이 허위라는 것이) 알려지면 (조씨가) 그만한 점수를 못 받는 건 맞지 않냐"고 물어봤다. 이에 신 교수는 "네"라고 대답했다.
 
"(조씨 합격으로) 한 명은 통과하고 한 명은 못 했지 않냐"며 "다시 심사할 생각은 없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신 교수는 "136명 중 통과할 학생이 구제받지 못한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며 "최종판단은 재판부에서 (해달라)"고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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