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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27만명, 세계 3위 브라질···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3가지

중앙일보 2020.05.21 05:00
중남미 대국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망자도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지만 확산세가 수그러들 조짐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19일(현지시간)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7만명이 넘었다.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많다. 누적 사망자는 약 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감염자나 사망자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보도도 잇따른다.  
 

대통령 리더십 흔들리고 컨트럴타워 부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의 기준을 따르지 않아 브라질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의 기준을 따르지 않아 브라질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진 것은 리더십 부재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내리는 대신 "일터로 가라"고 독려했다.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봉쇄령과 주민 이동제한령이 내려질 때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일 복용한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선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다른 의견을 고집했다. 대통령은 이 약을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보건 전문가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맞선 것이다.  
 
이렇게 봉쇄 조치와 치료법 등을 두고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부 장관과 마찰을 빚자 보우소나루는 지난달 그를 해임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새로 장관이 된 네우손 루이스 르페를리 타이시 역시 같은 이유로 갈등을 겪다 지난 15일 사임했다. 컨트럴타워에 최대한 힘을 실어줘도 모자란 마당에 벌어진 일이다.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사실상 빈민가를 방치하자, 시민들이 "1300만명의 빈민가 주민이 잊혔다"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사실상 빈민가를 방치하자, 시민들이 "1300만명의 빈민가 주민이 잊혔다"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놓고 벌어진 충돌 때문이다. 민심도 돌아서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MDA의 최근 설문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이들이 43.4%에 달했다. 지난 1월에 비해 12.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방치된 빈민가에는 의료진 대신 경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벨라(Favela)'로 불리는 빈민가는 아예 방치돼 있다. 파벨라는 브라질 323개 도시에 6300여 곳이 있으며, 인구 밀도가 높고 위생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가디언은 18일 보도에서 "의료진이 와야 할 이곳 빈민가에 경찰만 들이닥친다"며 "무리한 마약 단속 등으로 일반 주민들도 경찰의 총격에 죽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브라질 경찰이 마약 범죄 등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일반 주민들에 피해를 주는 일은 이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라면서도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5%대 예상 ... "역대 최악"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빈민가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길을 지나고 있다. 브라질 경제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며 빈곤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빈민가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길을 지나고 있다. 브라질 경제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며 빈곤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경제 역시 고사 직전이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잠잠해지더라도 위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암울한 예측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가계 소비는 물론 미래의 '성장 씨앗'인 투자 역시 확 줄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4.7%로 예상하지만,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평가는 더욱 냉혹하다. IMF는 올해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대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18일 보도에서 "아마도 역대 최악의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대공황(1930년)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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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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