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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코로나19에 불법 온라인 도박 기승 … 자가점검으로 도박중독 예방해야

중앙일보 2020.05.21 00:04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미국 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은 지난달 19일, 미국 플로리다 해변에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보다 앞서 3월에는 벚꽃으로 유명한 일본 우에노 공원에 수십만 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 속에서도, 봄을 만끽하려는 욕구는 사그라지지 않는 듯하다. 전 세계 외신이 한국인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감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인은 어떻게 그렇게 자가 격리를 잘하는가?
 

기고
이홍식
한국도박문제
관리센터 원장

국내의 한 누리꾼이 해답을 내놨다. “자가 격리가 건국신화에 나오는 민족”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천 년 전, 우리의 ‘선조’인 곰은 기나긴 자가 격리를 경험했다. 필자를 포함한 5060세대는 100일 동안 칩거한 곰을 칭송하며 자랐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뭐 100일쯤이야’ 하며 곰의 ‘집콕’ 생활을 할 만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말이다.
 
현대인이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 종일 쳐다본다는 스마트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못 하는 것이 없다. 문제는 도박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은 총 54조5000억으로 전체 불법 도박의 66.8%를 차지한다. 2019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이하 센터) 발표 자료에 의하면 도박중독 내담자의 84.4%가 온라인 도박자였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들을 겨냥한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들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불법 경륜·경정 사이트 신고 건수가 지난 3월 말 기준 106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7년 338건, 2018년 571건, 2019년 670건과 비교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확진자 수, TV 시청률 맞추기 등 기상천외한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횡행하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필자가 도박중독 예방을 제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박중독은 한 번 빠지면 회복되기 어려운 무서운 ‘질병’으로 예방만이 최선의 대책이다. 특히 불법 온라인 도박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두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자가점검이다. 나 자신 또는 주변인의 행동을 관찰하면 도박중독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오래 사용하거나, 스포츠 경기 결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돈에 집착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 도박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본인이나 가족이 도박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면, 센터에서 365일 운영하는 ▶전화- 1336(국번 없음, 무료) ▶온라인 채팅- 넷라인(https://netline.kcgp.or.kr) ▶문자 #1336 ▶카카오톡- 챗봇(‘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친구추가)을 통해 전문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사행산업의 지형이 바뀌었다. 전에는 카지노·화투판처럼 장소와 상대가 있어야 도박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가상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나 혼자서도 도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여건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유시간이 더해지면서, 불법 온라인 도박 문제가 더욱 확산될 것이다. 국민 모두가 게임의 탈을 쓴 불법 온라인 도박을 경계하고, 건강한 여가생활을 향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이 코로나19는 물론 불법 온라인 도박 문제도 슬기롭게 대처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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