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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차이잉원 재취임 축하…중국 “내정간섭” 강력 반발

중앙일보 2020.05.21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차이잉원.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0일 집권 2기를 시작하는 재취임 연설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한 나라 두 체제의 ‘일국양제(一國兩制)’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차이 총통은 코로나 상황을 의식해 이날 오전 총통부에서 간략한 취임식을 갖고 타이베이빈관(台北賓館)으로 이동해 집권 2기의 포부를 담은 연설을 했다.
 

미국 국무장관이 축하한 건 처음
차이잉원 “중국 일국양제 수용 못해”

차이 총통은 기존 입장인 ‘평화·대등·민주·대화’의 ‘8자’ 기본 원칙을 다시 천명했다. 과거 대만 독립을 주장한 민진당(民進黨) 출신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내세운 ‘평화·대등·민주·주권’ 중 ‘주권’만 ‘대화’로 바꾼 것이다. 같은 민진당 출신이지만 대만 독립을 향한 급진 행보 대신 현상 유지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 방침으로 대만을 왜소화하고 대만해협의 현상을 깨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또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책임을 질 것인 바 대만 건너편 지도자도 상대적인 책임을 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대만 건너편 지도자’라 호칭하며 양안 관계의 장기적인 안정과 발전을 위해 책임을 지라는 요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차이 총통의 취임식 전 발표한 성명에서 “엄청난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차이 총통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를 필두로 대만과의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만 외무부는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 총통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 것은 처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분할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의 내정을 엄중하게 간섭했다”며 “중국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양안 통일을 실현할 결심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은 폼페이오 장관이 차이잉원을 ‘총통’이라 부르고, 대만을 ‘믿을 만한 파트너’라고 칭한 것을 문제 삼으며 “중국을 자극하려 하는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4년과 같이 대치를 계속할 전망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서유진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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