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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판 키운 가정간편식…이번엔 ‘국·탕·찌개 전쟁’

중앙일보 2020.05.20 17:31
 
한식 가정간편식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식 가정간편식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동원F&B가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들었다. 도전 종목은 집밥의 중심 ‘국·탕·찌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지나오면서 HMR은 식품사의 1분기 매출 호조를 이끈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식품사는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홈쇼핑 등이 앞다퉈 HMR 시장에 도전 중이다. 
 

동원, 한꺼번에 국물 간편식 14종 출시

동원F&B는 한식 브랜드 ‘양반’으로 국ㆍ탕ㆍ찌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위탁제조(OEM) 형식으로 이어오던 간편식을 해왔지만 아예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다. 양반죽을 만들어온 광주광역시의 공장 9917㎡(3000평) 부지에 400억원 규모의 신규 설비를 들였다. 한식의 기본인 국ㆍ탕ㆍ찌개를 간편식으로 만들 때 장시간 열처리로 식감과 맛이 사라지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지만, 최신 설비를 통해 열처리 시간을 20% 줄일 수 있었다.  
죽에 주력하던 동원 F&B가 국물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사진 동원F&B

죽에 주력하던 동원 F&B가 국물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사진 동원F&B

현재 약 2000억원 규모(2019년 기준)인 국물 간편식 시장에선 CJ제일제당이 압도적 1위다. ‘비비고 국ㆍ탕ㆍ찌개’ 시리즈로 시장의 절반 이상(57.3%)을 점하고 있다. 오뚜기(13.7%), 대상(6.4%)이 뒤를 잇는다. 본격 참여를 선언한 동원F&B는 올해 매출액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간편 죽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간편 죽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동원이 국물 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결심을 한 것은 주력 상품이었던 죽 시장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상위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폭발적으로 커진 것이다. CJ제일제당이 2019년 초 ‘비비고 죽’을 들고 진입하면서 ‘죽 명가’인 동원은 긴장했다. 하지만 CJ가 들어오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의 시장 강자 동원 양반 죽까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경험을 했다. 2018년 788억원(닐슨코리아 기준)이었던 간편 죽 시장 규모는 2019년 1249억원으로 거의 두배가 됐다. 
 
동원 관계자는 “자체 집계에선 정체 상태이던 죽 시장이 지난해 이미 2000억원대로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CJ제일제당이 선도하는 레토르트 형태 상온 한식 간편식 분야 역시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간편식 즐겨 먹는 중장년층  

한국 가정간편식(HMR) 시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국 가정간편식(HMR) 시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원, 2022년엔 5조원을 찍을 전망이다. 업계는 간편식을 ‘어쩔 수 없이 먹는 제품’으로 보던 인식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초 메뉴 데이터 30만건, 전국 5000여 가구 가공식품 구매 기록과 5200만건 넘는 온라인 거래 등을 분석한 결과 통념과는 달리 중장년층은 물론 노인도 간편식을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에선 한국 소비자는 10끼 가운데 평균 3.9끼를 혼자 먹고, ‘혼밥’의 41%를 간편식으로 해결한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에서 삼시세끼 해결이 최대 과제가 되면서 간편식 시장 확대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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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식품사는 이미 대부분 간편식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 야쿠르트는 2017년 ‘야쿠르트 아줌마가 배달해주는 고급스러운 밀키트’를 콘셉트의 하는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을 출시했다. 간장 등 조미료를 주력으로 하며 매출 정체가 고민인 샘표도 즉석 수프를 메인 하는 간편식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대상은 안주 간편식이라는 콘셉트를 살린 ‘안주야(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840억원어치가 팔렸다. 라면 시장 잠식을 우려하며 주저하던 농심도 ‘쿡탐’을 선보이고 있다. 
 
2013년 ‘이마트’가 피코크를 내놓으면서 불을 지핀 마트표 간편식 경쟁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이후 ‘고수의 맛집’ 등 다양한 간편식 카테고리를 키워가고 있다. 이어 2015년 홈플러스가 ‘싱글즈프라이드’를,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등을 내놓으면서 경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원테이블’, 건강 간편식 ‘그리팅’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홈쇼핑 채널은 맛집과 함께 협업한 간편식 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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