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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조사론에…추미애 "문제 있다, 이래서 檢개혁 필요"

중앙일보 2020.05.20 14:3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질문에 “문제점을 느낀다”며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현직 대법관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사법 불신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4년 전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까지 이뤄진 사안에 대해 여권이 의혹을 제기하자 현직 법무장관과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이 갈린 것이다.  

 

與“국가 폭력 가능성”…秋“깊이 문제 느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거론하며 “국가권력에 의한 범죄 혹은 폭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질의했다. 그는 “검찰 수사관행과 문화에 잘못이 있었던 것인지 또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좀 명백하게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기본적으로는 김 의원께서 우려한 바에 대해서 깊이 문제점을 느낀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국민들도 ‘검찰의 과거에 수사관행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고, 그런 차원서 어제의 검찰과 오늘의 검찰이 다르다는 모습을 보여야할 개혁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령 과거의 수사관행이 덮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은 더 이상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반드시 검찰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이어 “구체적인 정밀한 조사가 있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법원행정처장은 “사법 불신 우려”

반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재판도 항상 오판의 가능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운을 떼며 “의혹 제기만으로 과거의 재판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춰질까 염려가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조 처장은 “억울한 사정이 있으면 증거를 갖춰서 재심 신청을 하면 된다"며 "그 이전 단계에서 과거의 확정 판결에 대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춰지면 그것이야말로 사법 불신에 대한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與 ‘한명숙 피해자’ 주장 따져보니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와 MBC 등 일부 매체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한 진술은 검찰의 회유에 따른 거짓이었다’는 고 한만호씨의 비망록을 보도했다. 여권은 이 보도가 나오자 마자 사건 자체를 재조사하자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모든 정황이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 강압수사와 사법농단 피해자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년간 옥고를 치렀고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된다”며 “법무부와 검찰이 한 전 총리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 사건은 용서할 수 없는 검찰과 법원의 만행”이라고 적었다. 그는 한만호씨의 변호를 맡았던 지난 2011년 인터뷰에서도 “비망록에는 그동안 검찰이 (중략) 어떻게 사실을 왜곡하고 자신을 회유하고 협박했는지 과정이 상세히 적혀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입수했다고 보도한 한만호씨의 비망록 [뉴스타파 보도 캡처]

뉴스타파가 입수했다고 보도한 한만호씨의 비망록 [뉴스타파 보도 캡처]

검찰은 한씨의 옥중 비망록이 마치 새롭게 등장한 증거처럼 일부 언론에서 제시됐을 뿐, 이미 1~3심에 걸친 사법부 판단의 끝났다는 입장이다. 한 전 총리는 한신건영 대표였던 한씨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한 전 총리 측은 “여비서가 개인적으로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수표 1억원이 한 전 총리 동생 전세금으로 쓰인 사실 등이 확인됐다. 또 대법관 전원이 한 전 총리가 3억원을 받은 것은 유죄라고 판시했다.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당시 수사팀은 한씨가 부모와 접견한 자리에서 “(검사님이) 저한테도 잘 해주시고 분명히 재기할 수 있다고 격려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며 “검찰의 수사에 굴욕감을 느끼고 허위증언 암기를 강요당했다는 사람이 호의를 표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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