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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일자리 55만개 세부안 나왔지만…대부분 임시·한시직

중앙일보 2020.05.20 14: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고용 대란'에 정부가 공공부문 중심의 세부 대응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대부분 5~6개월 임시직인 데다 주변 환경 개선,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업무에 치중돼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미봉책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복지에 가까운 임시 일자리보다 민간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55만개 공공일자리, 5·6개월 '한시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를 열고 공공부문 중심 고용 충격 대응방안을 내놨다. 지난 14일 발표 내용의 세부 추진 방안 성격이다. 비대면·디지털 일자리 10만개를 6개월간, 취약계층에 공공일자리 30만개를 5개월간 제공하는 등 총 '55만개+α' 고용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재원은 총 3조5000억원 규모로 6월 이후 3차 추가경정예산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내용을 뜯어보면, 먼저 정부가 제공하는 10만개의 '비대면·디지털 일자리'는 주당 근무시간이 15~40시간으로 6개월간 제공된다. 1조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대학·초중고 온라인 강의‧교육 지원 ▶시설물 안전점검 결과 데이터베이스(DB)구축 등이다. 대부분 이미 나와 있는 결과물을 컴퓨터에 단순 입력하는 한시적 업무다.
 
취약계층 공공일자리 30만개는 근로 시간과 지원 기간이 더 짧다. 주당 15~30시간으로 5개월간 제공된다. ▶공공자전거 방역 ▶농어가 일손돕기 ▶공원‧체육시설 환경 개선 ▶산불 예방 작업 지원 등으로 총 1조5000억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제공되던 노인 일자리와 성격이 유사하다.
 

中企 채용시 인건비 지원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 창출 방안. 그래픽=신재민 기자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 창출 방안. 그래픽=신재민 기자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와 인턴 등 총 15만명을 채용할 수 있도록 1조400억원을 지원하지만, 이 역시 6개월 한시적이다. 5만명 규모의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의 경우, 5인이상 중견·중소기업이 만 15~34세 미취업 청년을 IT 직무에 채용할 경우 인건비를 월 최대 190만원(간접노무비 포함)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월 보수가 200만원을 넘을 때만 해당한다. 그 미만일 경우 지급 임금의 90%에 10만원을 더한 금액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경험할 기회가 적어진 청년(15~34세)을 단기 채용하는 '청년 일 경험 지원'의 경우도 반년 짜리다. 근무 시간에 따라 인건비 40만~80만원을 지원한다. 관광-ICT 융합, 호텔 실습, 출판물 발간 등 14개 분야다. 이 외에 중소·중견기업이 코로나19로 올해 1월 이후 일정 기간 실업상태에 있었던 인력을 고용할 경우 채용 보조금도 지원한다. 월 80만~100만원을 6개월간 지급하는 식이다.
 

전문가, "일자리, 민간서 지속 가능해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기적 대책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근로보다는 복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라며 "특히 민간부문에서 지속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고용지표를 유지하려면 지속해서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한시적 일자리에 대규모 재원을 투입하면 결국 경기부양 효과도 제한적이므로,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업이 유지할 수 있는 성격의 일자리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비대면·디지털로 방향을 잡은 것은 맞지만, 취업이 어려운 청년을 위해 원격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이들을 교육·평가하는 데 더욱 초점을 둬야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비대면 인턴' 형식으로 청년 구직자를 선(先) 고용하고 코로나19 이후 정식 채용하는 '약정채용(프리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시행 시점은 국회에 달렸다. 3차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공공부문 '55만+α'개 직접일자리 사업을 3조5000억원 규모 추경재원 확보 직후 조속히 집행하겠다"며 “민간에서도 지속적·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도록 재정·세제·금융 지원은 물론 규제 혁파, 투자환경 개선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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