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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간격 벌리고 급식은 교실에서…코로나에 밀린 고3 첫 등교

중앙일보 2020.05.20 10:29
경기도 안산 송호고 3학년 학생들이 20일 홀수반과 짝수반으로 나누어서 시차를 두고 등교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경기도 안산 송호고 3학년 학생들이 20일 홀수반과 짝수반으로 나누어서 시차를 두고 등교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내일 모의고사가 걸리지만, 학교 오니까 이제 학생 같네요”
 
20일 오전 8시 30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이동 송호고 앞에서 만난 이모(18)군의 얘기다. 김가현(18)양은 “아직도 등교한 게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 정문은 이른 시간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마스크 쓴 학생들은 거리를 유지한 채 한 줄로 서서 학교 정문으로 들어섰다. 미리 자원한 3학년 학생 대여섯명이 교사들과 함께 안내를 도왔다.
 

앞서 학교 측은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홀수반은 오전 8시 30분~45분 사이, 짝수 반은 오전 8시 45분~9시 사이에 등교하도록 전달했다. 학교 건물 입구 앞 열화상 카메라를 통과한 학생들은 종종걸음으로 교실로 향했다. 뛰어오느라 땀을 흘린 학생이 열화상 카메라에 걸리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들은 이날 등교에 앞서 학생들에게 등교 관련 주의사항을 미리 전달했다. 송호고 학생 제공

담임 선생님들은 이날 등교에 앞서 학생들에게 등교 관련 주의사항을 미리 전달했다. 송호고 학생 제공

거리 둔 교실 책상, 급식도 교실에서  

송호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과 선생님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송호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과 선생님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이날 전국적으로 고3 학생들이 올해 첫 등굣길에 올랐다. 지난 3월 2일 예정한 등교수업이 미뤄진 지 80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그동안 등교수업은 5차례나 연기됐다. 송호고 3학년 370여명도 오랜만에 학교를 찾았다.

 
5층 교실로 들어선 3학년 12반 학생 27명은 미리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교실 내 책상과 의자는 둘씩 짝지어 앉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한줄씩 5줄에 걸쳐 늘어서 있었다. 책상도 1m 간격으로 배치했다. 코로나 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자리에 앉은 30여명의 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담임 선생님을 기다렸다.
 
오전 9시 20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담임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선생님은 열 있는 학생이 있는지부터 우선 물어본 뒤 학생들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추후 학사 일정을 설명했다. 교실 문과 창문을 열어놓은 채였다. 밀집한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무르는 학생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경기도 교육청은 각 학교에 일과 중 모든 창문을 상시 개방하되 불가피할 경우 3분의 1만 열어둔 채 냉방기기를 가동하도록 했다.
 

“등교 대비해 만반의 조치”

안전거리를 둔 채 발열 검사를 마치고 입실하도록 안내하는 스티커가 바닥에 뭍어있다. 심석용 기자

안전거리를 둔 채 발열 검사를 마치고 입실하도록 안내하는 스티커가 바닥에 뭍어있다. 심석용 기자

이날 등교수업을 앞두고 송호고는 학교 전체를 방역했다. 유증상자·의심증상자 발생에 대비해 학생 1인당 면 마스크 2장과 방역용 마스크 2장, 학급별 손 소독제 3병도 확보했다. 기본적으로 학생이 마스크를 한 채 등교하도록 안내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덴탈 마스크를 제공한다. 3교시가 끝난 뒤에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한다. 학생들이 밀집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급식은 교실 배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교도 등교와 마찬가지로 반별로 시차를 두고 이뤄진다.
 
황교선 송호고 교장은 “지난 3월 학교에 부임한 이후 학생들을 처음 만나는 날이라 저도 신입생이 된 기분”이라며 “등교 수업을 앞두고 감염 예방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등교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고3 학부모 이현정(48·여)씨는 “어제도 학교에 와서 등교준비 과정을 지켜봤는데 급식 등 여러 부분에서 안심이 됐다”며 “등교수업이 늦어서 입시에 걱정이 있지만, 온라인 수업 때 진행된 원격 수업과 면대면 수업이 잘 어우러진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로 수능을 197일 앞둔 고3들은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시작으로 중간고사,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등을 연이어 치른다. 고3에 이어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다음 달 3일, 중1과 초 5∼6학년은 다음 달 8일 순차적으로 등교한다.
 
안산=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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