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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일손 부족…"제초·수확·배송 모두 로봇에 맡겨라"

중앙일보 2020.05.19 17:57
농업 로봇 '타이탄'이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노동자 대신 제초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팜와이즈]

농업 로봇 '타이탄'이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노동자 대신 제초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팜와이즈]

#농업 로봇 ‘타이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자 발급이 제한된 멕시코 노동자를 대신해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잡초를 뽑는다. 농작물과 잡초를 구분하는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덕분이다. 타이탄을 제조하는 기업 팜와이즈(FarmWise)의 최고경영자(CEO) 세바스티엔 보이어는 “코로나19 이후 주문이 엄청나게 밀렸다”며 “50명의 직원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로봇, 코로나19발 공급위기 해결책
농사·재고관리·청소·배달까지 로봇이 도맡아
월마트, 연말까지 매장 40% 청소 로봇 도입
온라인 식품 배송 코로나 이후로 두배 급증

#운송업체 페덱스의 로봇 ‘록소’는 계단을 오를 수 있어 고객의 집 문 앞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록소는 자사 택배 서비스에서 범위를 넓혀 맥도날드·월마트·CVC 등에서 8만명의 고객에게 식료품을 배달하고 있다. 브라이언 필립스 페덱스 CEO는 “앞으로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배달용 로봇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이 흔해질 것”이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 시간)은 로봇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세계적 봉쇄령으로 농업과 제조·유통업에 일손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사람을 대신할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장에서는 제초와 수확을, 유통업체에선 바닥을 닦고, 재고를 정리하고, 고객에게 상품을 배달하는 업무까지 모두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자율 주행 로봇을 개발하는 브레인코프는 월마트와 크로거 등 대형 슈퍼마켓에 바닥 청소용 로봇을 제공한다. [사진 브레인코프]

자율 주행 로봇을 개발하는 브레인코프는 월마트와 크로거 등 대형 슈퍼마켓에 바닥 청소용 로봇을 제공한다. [사진 브레인코프]

 
컨설팅회사 하이드릭앤스트러글은 “농업-제조업-유통업으로 이어지는 식품 공급망은 그간 AI·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관심의 사각지대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이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마트·크로거 등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브레인코프의 자율주행 바닥 청소 로봇을 매장에 도입했다. 부족해진 인력을 메우기 위해서다. 이 로봇은 하루에 최대 8000시간에 달하는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 중인 지난달 브레인코프는 3600만 달러(441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운송업체 페댁스가 개발한 로봇 '록소'는 맥도널드·월마트 등의 식료품도 배달한다. [사진 페댁스]

운송업체 페댁스가 개발한 로봇 '록소'는 맥도널드·월마트 등의 식료품도 배달한다. [사진 페댁스]

월마트는 연말까지 4700여 개 미국 내 점포의 40%인 1860곳에 브레인코프 로봇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캔 방식의 선반 재고 조사 로봇과 배달 트럭에서 내려오는 택배를 자동 스캔하고 분류하는 로봇을 1000여곳 매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월마트 대변인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월마트는 상점에 로봇 배치를 늘리고 있다”며 “스마트한 비서(로봇)는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업무를 줄여주기 때문에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최대 1.5t 무게의 재고를 옮기는 창고 관리용 로봇을 만드는 페치로보틱스 CEO 멜로니와이즈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난 두 달간 창고 작업을 대신하는 로봇 수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페치로보틱스의 로봇이 창고를 정리하고 있다. 이 로봇은 100kg에서 1.5톤 무게의 재고를 옮길 수 있다. [사진 페치로보틱스]

페치로보틱스의 로봇이 창고를 정리하고 있다. 이 로봇은 100kg에서 1.5톤 무게의 재고를 옮길 수 있다. [사진 페치로보틱스]

식료품 온라인 구매 급증으로 관련 배송업 서비스 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이비스월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미국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5%에서 10%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아마존처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라엘 유통업체 패브릭은 곧 뉴욕 브루클린에 첫 미국 물류센터를 연다. 엘람 고렌 패브릭 CEO는 “코로나19 때문에 앞으로 4년간 일어날 변화가 최근 4주 만에 일어났다”며 “소비자는 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사람 대신 로봇이 배달해주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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