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금회 "쉼터 부지, 정의연측서 제안···우린 독촉한 적도 없다"

중앙일보 2020.05.18 17:1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기금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이후 관련 의혹들이 연일 불거지는 가운데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가 원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기금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이후 관련 의혹들이 연일 불거지는 가운데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가 원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 [뉴스1]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서울이 아닌 경기도 안성에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지은 결정을 두고 진실공방이 오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는 18일 이 쉼터가 경기도 안성에 지어진 이유에 대해 “모금회 측에서 제안한 것이 아니라 정대협, 정의연 측에서 제안해서 수락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의연이 전날 낸 설명자료 내용과 배치된다. 정의연은 거동이 불편하고 고령인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만든 쉼터를 서울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의 경기도 안성에 지은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17일 설명자료를 통해 "모금회는 사업이 서울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으며 계속 진행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정의연 홈페이지 캡처]

정의연은 17일 설명자료를 통해 "모금회는 사업이 서울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으며 계속 진행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정의연 홈페이지 캡처]

설명자료에는 “해당 상황은 정대협 긴급 실행이사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고됐다”며 “모금회는 사업이 서울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으며 계속 진행되기를 희망했다”고 나와 있다. 모금회가 먼저 부지 선정을 서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요청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의연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같은 얘기를 했다. 윤 당선인은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좋다는 의견을 줬다”며 “이 사업은 한정기간이 있어 그 기간을 넘기면 또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 라디오에서는 “현대중공업 측에서 예산을 잘못 측정했던 것 같다”며 “10억 원으로 마포의 어느 곳에서도 집을 살 수 없어 안성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금회 측은 “(위치 변경을) 먼저 제안한 적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사업 기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모금회 관계자는 “모금회 사업규정에 따라 지정 기탁을 하고 1년 안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의연 측에서 적정 부지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요하다면 부지 선정을 위해 기다릴 수 있다는 이메일도 보낸 바 있다”며 “독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매입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지정 기부금을 사용할 때 매입 가격이 적정했는지 검토하는 것보다는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지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지난 2013년 11월 현대중공업이 건넨 기부금 10억원으로 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만들었다. 정대협 대표였던 윤 당선인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숙소는 할머니들의 편안한 사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힐링센터는 치유와 재활의 공간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곳은 취지대로 쓰이지 못했고, 펜션처럼 이용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윤 당선인의 아버지가 관리비 명목으로 6년간 7580만원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 당선인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당시 매입 가격으로 알려진 7억5000만원이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의연 측은 2016년 11월부터 이곳의 매각을 추진했고 최근 4억2000만원에 팔아 3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