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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한달 지났는데…울산 사건 수사 여전히 '신중 모드'

중앙일보 2020.05.18 14:18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난1월30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난1월30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검찰의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후속 수사는 여전히 ‘신중 모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총선 국면에 돌입하기 전인 2월 초 “검찰이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관련 수사를 1월 중으로 끊고, 총선 이후에 본격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 때문에 총선 이후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본격적인 후속 수사가 예상됐었다.

 

총선 이후 소환조사는 ‘참고인 신분’ 기재부 전 국장뿐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가 총선 이후 울산 사건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진행한 인물은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을 지낸 고위 공무원 A씨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울산 산업재해 모(母) 병원의 예비타당성심사(예타) 업무를 담당한 인물이다. 검찰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공약이었던 산재 모 병원이 예타에서 탈락한 경위와 이를 지방선거가 임박한 2018년 5월 발표한 배경 등을 캐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미 총선 전 상당 부분 수사가 이뤄졌던 선거 공약 수사 관련자를 소환한 것에 대해 ‘수사 다지기’ 작업이라고 평가한다. 기존 수사에 대한 ‘팩트’를 재검증하는 신중한 수사 방침이라는 의미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월 9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월 9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전과 사뭇 달라진 수사 분위기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총선 이후 수사 본격화를 지시한 것에 비해 수사 진척이 더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검찰은 본격 총선 국면에 접어들기 전인 1월 청와대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당시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울산 사건 의혹 관련자 13명을 기소하고 임 전 비서실장, 이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총선 이후 정치적인 문제로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인지, 핵심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인지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안인 만큼 이번 달을 넘긴 이후에도 핵심 피의자에 대한 소환 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검찰이 책임 있는 해명이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중앙지검 관계자는 “4월 말부터 꾸준히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주요 피의자들의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가 더뎌 보일 뿐 수사팀의 일정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다. 관련해서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수사팀에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울산 사건 수사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 관계자 대부분이 진술을 꺼리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환 조사가 더디게 이뤄질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다”며 “공공수사부가 선거 관련 수사도 맡고 있어 이에 따른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사건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나

지난달 23일 울산 사건에 대한 첫 재판절차가 진행됐다.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는 쟁점 정리 등을 하지 못한 채 10분 만에 끝났다. 피고인들이 아직 사건기록의 사본을 검찰로부터 받지 못해서다.  
 
당시 법정에 출석한 김태은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현재는 증인 보호와 증거인멸 염려, 사건 수사에 장애 발생 우려 등으로 즉시 기록을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사를 종결하거나 공소를 제기하는 즉시 기록 복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략 수사에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방대한 사건기록을 검토하는 데 한 달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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