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난산도 "초창기에 우한서 진실 감췄다"...희생자 추모도 막는 中정부

중앙일보 2020.05.18 11:47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 정치협의회)가 오는 22일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예년보다 두 달 늦었다. 이번 양회에서 비껴갈 수 없는 주제 역시 코로나19다.   
 

양회 앞둔 중국..."국제사회에 비난할 빌미 안 준다"
발원 조사 요구는 무시, 정부 비판 목소리는 묵살

중국의 사회운동가·코로나 생존자들·학자들도 양회를 앞두고 코로나19가 어디서 발원했는지, 대응은 적절했는지 조사해 줄 것을 시진핑 지도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도부가 이에 응할 것 같지는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지난 2월 초 딸이 코로나로 숨진 우한 주민 양민(50)씨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월 초 치명적인 (코로나) 감염 증거가 나왔지만, 공무원들은 시민들에게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내 유일한 소원은 코로나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서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오른쪽)는 1월 외국서는 감염사례가 나오는데 우한에서는 공식 확진자가 한동안 41명에 머무른 것에 의심을 품었다. [중국 신화망, 중앙포토]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오른쪽)는 1월 외국서는 감염사례가 나오는데 우한에서는 공식 확진자가 한동안 41명에 머무른 것에 의심을 품었다. [중국 신화망, 중앙포토]

중국 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올해 1월 20일 코로나 19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다.   
 
중 원사는 17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1월 18일 우한에 처음 도착했을 때를 떠올리며 "(우한시) 당국자들이 당시에는 진실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초기에 그들은 침묵을 지켰고 그때 아마 더 많은 감염자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우한에 파견한 팀을 이끌었던 중난산은 외국에서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는데, 정작 우한에서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코로나 19 확진자가 열흘 넘게 41명에 머물렀다는 점에 의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중 원사는 "나는 그 결과를 믿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그들에게 진짜 숫자를 달라고 요구했다"며 "나는 그들이 내 질문에 답하기를 매우 주저하고 있다고 추정했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이틀 뒤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에야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총 198명이며, 3명이 코로나 19로 숨졌고, 13명의 의료진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브라더 넛(견과형제)라는 활동명을 가진 중국의 한 예술가는 코로나 추모 묘지를 만들려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가 중국 정부에 의해 제지당했다. 사진은 과거 중국의 공기오염 상황을 고발하는 프로젝트를 할 당시 모습이다. [페이스북]

브라더 넛(견과형제)라는 활동명을 가진 중국의 한 예술가는 코로나 추모 묘지를 만들려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가 중국 정부에 의해 제지당했다. 사진은 과거 중국의 공기오염 상황을 고발하는 프로젝트를 할 당시 모습이다. [페이스북]

상황이 이런데도 중국 정부는 희생자 추모마저 제지하는 등 정부 비판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CMP는 '브라더 넛(중국명 견과형제)'이라는 활동명을 가진 예술가가 코로나 희생자 묘지를 설계하기 위해 사람들을 초대하는 온라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가 중국 경찰로부터 중단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브라더 넛은 중국의 환경 오염 문제를 예술과 결합한 프로젝트로 해외에서 주목받았다. 브라더 넛은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이 코로나의 발원에 대해, 실제 사망자 수에 대해, 고인을 추모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학자 장쉐중(가운데)은 양회를 앞두고 정부를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가 경찰에 잡혀갔다. 그는 구속된지 하루 만에 풀려났다. [유튜브]

중국의 학자 장쉐중(가운데)은 양회를 앞두고 정부를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가 경찰에 잡혀갔다. 그는 구속된지 하루 만에 풀려났다. [유튜브]

 
 
헌법학자 장쉐중은 최근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한편 코로나 발원지 공방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8일 논평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코로나 19 기원을 조사하는 문제에 관해 독립조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 역시 코로나 19의 기원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조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한다"면서 "이는 과학적이거나 공평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치학자 천다오인 교수는 SCMP에 "중국 정부는 결코 국제 사회에 (중국을 비난할)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