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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사이다 향수' 출시…탄산 톡톡 튀는 그 향 담았다

중앙일보 2020.05.18 10:59
칠성사이다가 지난 6일 출시한 사이다향 향수 '오 드 칠성'. 고급 샴페인같은 패키지 디자인이 젊은층에서 큰 반응을 얻었다. 사진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가 지난 6일 출시한 사이다향 향수 '오 드 칠성'. 고급 샴페인같은 패키지 디자인이 젊은층에서 큰 반응을 얻었다. 사진 칠성사이다

“세계 최초, 유일무이한 사이다향 향수”가 출시됐다. 칠성사이다 70주년 기념 한정판 향수다. 일명 ‘오 드 칠성’(3만5900원). 사이다를 컵에 따른 후 입에 댔을 때 코끝으로 탄산이 톡톡톡 튀면서 맡게 되는 바로 그 레몬라임향기다.  

식음료업계 올드 브랜드의 다양한 협업 화제

향수를 구매한 사람들의 리뷰는 “상큼한 라임레몬향” “레몬 사탕 냄새” “진짜 사이다향” 등으로 비슷했다. “향이 금방 날아간다” “생각했던 향과는 조금 다르다”며 아쉬워하는 리뷰도 있었다. 하지만 병 모양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았다. 금색·은색의 미니 사이다 병 모양에 “귀엽다” “고급스럽다” “장식용으로 최고”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로 향수 기획팀은 패키지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칠성사이다 브랜드운영팀 탄산담당 김정두 매니저는 “병뚜껑 톱니를 똑같이 재현하고, 레이블도 스틸 세공해서 따로 붙이는 등 고급 샴페인처럼 만드는 게 목표”였다며 “생활 속 가까이 두고 쓰는 예쁜 오브제로서 브랜드와 더 친근해지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 29CM에서 5월 6일 판매를 시작한 ‘오 드 칠성’ 향수는 이미 완판됐다. 
칠성사이다가 올해 3월부터 출시한 70주년 기념 한정판 굿즈 중 '뉴트로'를 콘셉트로 제작한 미니 사이다(왼쪽) 세트. 1960~80년대 로고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지난해 12월 초록색 페트병을 투명으로 바꾸면서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조한 칠성사이다는 올해 페트병이 기본 소재인 에코백 브랜드 '플리츠마마'와 협업한 가방도 출시했다. 사진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가 올해 3월부터 출시한 70주년 기념 한정판 굿즈 중 '뉴트로'를 콘셉트로 제작한 미니 사이다(왼쪽) 세트. 1960~80년대 로고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지난해 12월 초록색 페트병을 투명으로 바꾸면서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조한 칠성사이다는 올해 페트병이 기본 소재인 에코백 브랜드 '플리츠마마'와 협업한 가방도 출시했다. 사진 칠성사이다

칠성 사이다는 올해 3월부터 향수 뿐 아니라 다양한 70주년 기념 한정판 굿즈(제품)들을 제작, 판매해 왔다. 1960년대부터 연대별로 달라진 브랜드 로고를 삽입해 컵·미니병·오프너를 만들고 투명 페트병을 소재로 한 친환경 에코 백 브랜드 ‘플리츠 마마’, 일러스트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가방·이어폰케이스·그림액자 등을 제작해 왔다. 김 매니저는 “1·2차로 나뉘어 상품을 기획했는데 1차 콘셉트는 뉴트로, 2차 콘셉트는 이종(서로 다른 업종) 간의 협업”이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가 쇼핑몰 '무신사'와 함께 협업한 소주 팩 모양의 백팩. 5분 만에 400개 분량이 완판되는 등 젊은층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 무신사

'하이트진로'가 쇼핑몰 '무신사'와 함께 협업한 소주 팩 모양의 백팩. 5분 만에 400개 분량이 완판되는 등 젊은층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 무신사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젊은층에서 인기 있는 쇼핑몰 ‘무신사’와 함께 ‘참이슬 오리지널 소주 백팩’(4만원대)을 만들어 큰 화제를 모았다. 소주 팩을 그대로 뻥튀기 한 듯 로고와 바코드, 미성년자 경고 문구까지 삽입한 백팩은 출시 5분 만에 400개 분량이 완판되면서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진로 홍보팀 서승록 차장은 “재구매 요청이 쏟아져 다시 400개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재판매업자들의 구매 방지를 위해 신청을 먼저 받고 무작위 뽑기로 구매자를 선정했다”며 “당시 경쟁률이 100:1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진로' '무신사', 그리고 캐주얼 의류 브랜드 '커버낫'이 협업한 굿즈 중 집업 점퍼(왼쪽)와 탬버린 백. 사진 무신사

'진로' '무신사', 그리고 캐주얼 의류 브랜드 '커버낫'이 협업한 굿즈 중 집업 점퍼(왼쪽)와 탬버린 백. 사진 무신사

올해 1월에는 하이트진로, 무신사,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이 진로의 상징인 ‘두꺼비’를 주제로 후드 집업 등의 의류 3종과 탬버린 백, 핸드폰 케이스 등의 액세서리 7종 그리고 머그잔 1종을 포함한 총 11종의 굿즈를 출시했다. ‘후드 집업’은 진로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푸른색 두꺼비를 연상시키는 색상과 지퍼를 머리끝까지 올리면 두꺼비 캐릭터가 완성되는 디자인을 적용해 재미를 더했다. ‘탬버린 백’은 소주병 뚜껑을 재현한 테일이 돋보였다.  
 
반려동물로 친숙한 귀여운 개나 고양이도 아니고 두꺼비가 이렇게 화제가 됐던 이유는 뭘까. 진로와 함께한 두 번의 협업을 기획한 무신사 마케팅기획팀 박린 PM은 “최근 패션 시장에선 레트로  무드가 유행이다. 을지로의 낡은 공간들이 힙한 공간으로 뜨는 것과 비슷하다”며 “밀레니얼 세대의 ‘기시감 있는 새로운 경험’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가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 있는 것 같은, 그런데 현재는 낯선 두꺼비 캐릭터와 로고가 밀레니얼 세대의 흥미를 유발시켰다는 것이다. 박 PM은 또한 “이종업계 협업의 경우,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백팩 아이디어는 여행과 밀접한 소주 팩에서 제작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했다. 
 
맥주 브랜드 '카스'와 귀여운 라이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카오프렌즈의 스낵 브랜드 '선데이치즈볼'이 협업해 제작한 장바구니. 사진 카카오프렌즈

맥주 브랜드 '카스'와 귀여운 라이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카오프렌즈의 스낵 브랜드 '선데이치즈볼'이 협업해 제작한 장바구니. 사진 카카오프렌즈

지난해부터 오래된 식음료 브랜드들의 흥미로운 굿즈들이 계속 선보이고 있다. 일화 ‘맥콜’의 여름용 슬리퍼와 나노 블록 장난감, 맥주 브랜드 ‘카스’와 카카오프렌즈의 스낵 브랜드 ‘선데이치즈볼’의 장바구니, SPC 대표 브랜드(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파리바게뜨)와 커버낫의 맨투맨 티셔츠 등이다. '곰표 밀가루'는 지난해 패딩 점퍼로 화제를 모으더니, 지난달에는 화장품 브랜드 '스와니코코'와 함께 선크림과 선쿠션을 출시했다.    
 
모두 오래된 브랜드 헤리티지와 상징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는 ‘올드하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주 소비층인 MZ 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와 친숙해지기 위한 목적이다. MZ 세대의 최대 관심거리인 ‘뉴트로’ ‘이종 간의 협업’ ‘필환경’을 기획에 적극 반영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오래된 로고와 캐릭터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브랜드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업종 간 경계를 뛰어넘어 요즘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핫한 디자인 브랜드들과 협업하되, 재활용·재생 시스템을 이용한 페트병 가방 또는 친환경 생활을 상징하는 장바구니 등을 제작하는 것이다.  
 
일화 '맥콜'이 만든 여름용 슬리퍼와 나노 블록 장난감. 사진 맥콜

일화 '맥콜'이 만든 여름용 슬리퍼와 나노 블록 장난감. 사진 맥콜

그런데 이 굿즈들은 눈을 사로잡기 위한 디자인이 너무 독특해서 실용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젊은층의 소비패턴을 잘 알고 있는 무신사의 박 PM은 “독특한 모양의 굿즈들일수록 소장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사용하진 않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다. 화제 속 제품을 내가 갖고 있다는 걸 SNS 인증샷으로 자랑하는 목적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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