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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땐 반대했는데…文 정부, 원격의료 유턴한 배경은?

중앙일보 2020.05.18 08:00
원격의료 모습 [중앙포토]

원격의료 모습 [중앙포토]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지난 13일 원격의료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여권의 원격의료 입장 변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시절 줄곧 원격의료에 반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의지를 비칠 때마다 민주당은 ‘원격의료=의료 상업화·민영화’라는 논리를 폈다.
 
그 결과 의료진과 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18~20대 국회에서 꾸준히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2018년 8월 한차례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게 전부다. 민주당은 2017년 대선공약집에서도 “원격의료는 의료인-의료인 사이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은 의료진 사이의 원격의료만 허용하는데, 더 이상의 확대를 반대한 것이다.
 
이런 민주당의 입장과 달리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원격의료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 2017년 12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헬스케어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료계 규제 완화의 하나로 원격의료 도입을 검토했다. 이듬해 8월엔 보건복지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8월 4일 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기관인 충남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원격의료 시연행사서 환자와 이야기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8월 4일 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기관인 충남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원격의료 시연행사서 환자와 이야기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지지층 반발 등을 이유로 본격적으로 추진하진 못했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관측이다. 감염병 치료를 위해 원격의료를 도입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 15일 국회에서 “의료진과 국민 안전을 위해 비대면 진료(원격 의료)를 일부 하고 있는데 2차 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해 관련 인프라를 충분히 깔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 상담·처방’이 의료인과 환자의 감염을 막는 방역 성과로 꼽히면서 원격의료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탄 측면도 있다.
 
원격의료 도입은 이제 여권도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선도형 경제’의 한 축으로 원격 의료를 바라보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 우리는 ICT(정보통신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그 예시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먼저 언급했다. “의료, 교육, 유통 등 비대면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코로나19 시민사회대책위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 추진 중단 및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코로나19 시민사회대책위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 추진 중단 및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청와대는 현재 원격의료 도입 논의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와 비슷한 취지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건의료 서비스 증진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일 뿐 산업화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원격 의료 대신 ‘비대면 의료서비스’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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