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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5·18의 진실' 검색해보니…"폭동" 주장 아직도

중앙일보 2020.05.18 07:55
5·18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는 올해도 유튜브에서는 5·18을 왜곡하는 콘텐트가 난무하고 있다.  

유튜브에 '5.18 진실'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상위권에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영상들이 적지 않게 올라와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5.18 진실'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상위권에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영상들이 적지 않게 올라와있다. 유튜브 캡처

조회수 50만 인기 영상 “5·18은 폭동” 

유튜브에서 '5·18의 진실'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5·18민주화운동 역사를 왜곡하는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개월 전에 등록돼 조회 수 59만회를 기록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이란 영상은 상단에 배치돼 있다. 자신을 광주광역시에 사는 청년이라고 주장한 해당 유튜버는 "어떻게 청년들이 무기를 탈취해 시청을 점령할 수 있겠느냐"며 "광주 민주화 운동은 말도 안 된다"고 칠판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12분짜리 영상에는 1만 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5.18민주화운동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 유튜버의 영상. 유튜브에서 조회수 59만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캡처]

5.18민주화운동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 유튜버의 영상. 유튜브에서 조회수 59만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캡처]

"자극적인 영상으로 돈을 벌어보려는 것"이라고 유튜버를 비난하거나 진실을 바로 잡으려는 댓글도 적지 않게 달렸으나, 유튜버를 지지하는 댓글도 많다.
 

"5·18은 북한 소행" 지만원 주장도 유튜브에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보수 논객 지만원씨의 주장을 답습하는 영상도 수십 개다. 지씨가 운영하는 매체인 '뉴스타운TV'에서 등록한 영상도 검색 상단에 있다. 
 
‘5·18은 폭동이었다! 당시 전남도청 근무 공무원 육성 증언’이란 제목의 영상에는 당시 전남도청 보건과에서 일했다는 남성이 등장해 "특정 일시부터 시위가 급격히 과격해졌다"며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다. 평소 지 씨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1년 전에 올라온 이 영상은 조회수 148만회를 기록했다.
서울중앙지법 출석하는 지만원씨.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출석하는 지만원씨. [연합뉴스]

이 같은 지씨의 5·18 북한군 개입설은 법정에서 이미 거짓으로 판결 난 내용이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지씨의 도서 출판물이 5·18유공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18단체에 손해배상 배상금을 지급하란 판결을 내렸다. 지씨는 해당 사건을 포함해 대법원에서 두 차례 5.18유공자들에게 억대 배상금을 지급 판결을 받았다.
 

"폭동 아닌가?" 논란 부추기는 유튜버들

"역사적 논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논란을 부추기는 영상들도 있다. 11개월 전에 올라와 조회수 64만회를 기록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이란 제목의 영상은 "광주 민주화운동이 '폭동적인 성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 유튜버의 방송. 해당 영상은 조회수 65만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캡처]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 유튜버의 방송. 해당 영상은 조회수 65만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캡처]

그러나 "내란 행위를 벌인 전두환 일당에 맞서 싸운 광주 시민군은 폭도가 아니라 헌법 수호자"라는 게 대법원 판결 내용이다. 앞서 법원은 계엄군을 향해 발포했다가 처벌받은 시민군 정 모씨에 대해서 “헌정질서파괴 범행(전두환 측 행위)을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5·18단체 "처벌 근거 조항 필요해" 

이처럼 유튜브에서 5·18 역사 왜곡을 부추기는 영상들이 올라와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처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5·18운동 역사 왜곡을 처벌할 역사왜곡방지법(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역사 왜곡은 처벌이 불가능하다. 앞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씨의 주장에 대해 2008년 대법원은 전반적인 사실 왜곡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명예훼손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뒤 "북한군 투입은 허위사실이라는 점이 명백한데도 지금까지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손해배상 차원을 넘어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5·18의 진실을 알리려는 영상도 활발히 올라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 역시 왜곡 영상에 대해 "5·18의 진실을 알아달라"며 왜곡 내용을 정정하는 영상 링크를 댓글로 남기기도 한다.
 
21대 국회는 역사왜곡방지법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가능성도 크다. 177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광주지역 국회의원 당선인 다수는 “5·18역사왜곡처벌법을 가장 먼저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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