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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양파, 1만원 됐다"···지원금 풀려 시장통 물가 급등?

중앙일보 2020.05.18 06:00
지난달 27일 경기 김포시 북변공영주차장에서 열린 5일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7일 경기 김포시 북변공영주차장에서 열린 5일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동네 마트에서) 양파 2kg에 5000원이면 사던 걸 1만원 받더라”, “재난지원금 풀린다고 시장통 물가는 어제 오늘 다르게 계속 오른다”

 
지난 13일 중앙정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되기 시작하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재난지원금 관련 기사 댓글란엔 이런 주장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재난지원금 주요 사용처인 전통시장과 동네마트가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목돈을 정해진 시한 안에 써야 하는 소비자를 노린 기습 인상이라는 것이다. 사실일까?
 
17일 현재 주요 물가 조사 기관에 따르면 아직은 급격한 가격 변동은 보이지 않는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일반 마트의 가격을 매일(주말제외) 조사하는 aT 농수산물 가격정보사이트(KAMIS)에 따르면 양파 1kg(상품)의 전국 평균 가격은 15일 기준 2262원으로 지난 11일(2247원)과 비교하면 0.7% 올랐다. 하지만 1개월 전(2436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떨어졌다(-7.1%). 1년 전(1859원)보다는 21%가량 올랐지만, 재난지원금 지급을 전후에서는 가격변동이 없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집콕’으로 소비가 증가한 쌀(상품 기준)도 20kg에 5만1604원으로 지난 11일보다 소폭(-0.1%) 내렸다. 1개월 전(5만1456원), 1년 전(5만2902원)과 비교해도 엇비슷하다. 이밖에 다른 먹거리 가격의 높낮이도 크지 않았다. 자주 먹는 삼겹살(국산 냉장)은 100g당 2186원으로  지난 11일 보다 조금(-3.5%) 내렸고  한 달 전 보다는 올랐다(14.7%). 계란(중품·30알)은 5276원으로 1주 전(-1.1%), 1개월(-2.0%)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유통채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니라 ‘일부 얌체 상인’이 올린 가격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경쟁하는 유통 채널이 수십 개인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처라고 가격을 무턱대고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유통가의 중론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가를 무시하고 너무 높게 책정하면 당연히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때문에 일부 사례이거나 과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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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이 매주 여러 유통채널(백화점, 전통시장, 대형마트)에서 수집한 가격을 바탕으로 한 조사에서도 주요 생필품 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가공식품 중 라면(신라면 5 개입)의 가격은 지난주(11~15일) 3638원에 팔렸다. 이는 전주ㆍ전월(3653원)보다 소폭(-0.4%) 내린 것이다. 참가격에서 양파는 1망에 4000원으로 전주(3971원)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월(4201원)보다는 내렸다. 
 
계절 요인으로 가격이 갑자기 오른 품목(가지 등)을 제외한 과자ㆍ빙과류, 곡물가공품, 수산물 등의 가격 인상 흐름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재난지원금 14조원이 유통가에 풀려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평가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먹거리 가격 변화.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먹거리 가격 변화.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편의점선 5만8000원짜리 펭수 인형 잘 팔려 

한편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장 빈번할 것으로 기대한 편의점 업계는 재난지원금 사용 첫날(13일)부터 주력 제품 판매의 변화를 경험했다. 17일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13일은 전일에 비해 국산 쇠고기 매출이 59.2% 늘었다. 또 국산 돼지고기 매출도 33.8%나 뛰었다. “돈 생기면 고기”라는 공식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고기와 함께 와인도 전날보다 28.1%나 더 팔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주나 본사는 현장에서 재난지원금 사용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전체 매출에서 갑자기 늘어난 품목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여윳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금 사용 첫날 편의점에서 잘 팔리지 않는 상대적 고가 상품 매출도 많이 뛰었다. 펭수인형(5만8000원)은 전날보다 480.2%, 스타벅스 캡슐커피(8900원)는 245.0%, 아이리버 블루투스 이어폰(1만6900원)은 211.9% 각각 더 팔렸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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