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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약 먹어도 고혈압 5년 이상 앓으면 심방세동 위험 2.3배 높다

중앙일보 2020.05.18 00:04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약을 먹더라도 고혈압을 앓은 기간이 길면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일수록 위험도가 더 높았다.
 

[병원리포트]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
비만인 경우 3.1~3.4배 급증
정기 검사, 조기 진단·치료 필요
약 복용 5년 미만은 1.2배 증가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김윤기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2009~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검진 수검자 약 10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보다 고혈압을 5년 이상 앓는 환자가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국가검진 받은 약 1000만 명 데이터 분석

 
심방세동은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심장 속 심방이라는 부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이완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려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기 쉽다. 방치할 경우 혈관이 막혀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진다.
 
고혈압·비만 등으로 혈관 건강이 나빠지면 심방세동이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고혈압약을 먹어 혈압을 정상 범위로 관리하는 환자는 심방세동의 위험이 커지는지 낮아지는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대상자의 혈압을 기준으로 고혈압약 복용 여부와 기간에 따라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정상 그룹(혈압 수치 120/80㎜Hg 기준)과 고혈압 전 단계(120~140/80~90㎜Hg)를 구분하고, 고혈압인 그룹은 5년 미만으로 약을 복용 중인 그룹과 5년 이상 약을 복용 중인 그룹으로 나눈 후 정상 그룹과 각 그룹의 심장세동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혈압이 정상인 그룹과 비교해 고혈압 전 단계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1.14배 높았다. 고혈압 환자이면서 5년 미만으로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그룹은 1.19배 높았다. 반면에 5년 이상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그룹은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2.34배로 급증했다. 고혈압약을 먹어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해도 병을 앓는 기간과 비례해 심장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어 연구팀은 각 그룹에 허리둘레와 체질량지수(BMI)를 적용해 비만도에 따른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그룹에서 허리가 굵을수록, BMI가 높을수록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았다. 혈압과 체중·허리둘레가 정상인 그룹에 비해 5년 이상 고혈압약을 복용하면서 비만한 그룹은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3배 이상(허리둘레 95~100㎝ 이상은 3.11배, BMI 30 이상은 3.36배) 높았다.
 
최종일 교수는 “한 가지 이상 질환을 앓은 채 사는 ‘유병장수’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혈압 유병 기간이 심방세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심방세동은 아직 확실한 예방법이 없는 만큼 고혈압·비만 환자는 정기적인 검사로 조기 진단·치료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심장학회지에 게재됐으며 학회가 선정한 2019년 ‘최고의 논문’으로 꼽혔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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