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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발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먹거리

중앙일보 2020.05.18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박원주 특허청장

박원주 특허청장

세계적 석학이자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불멸의 ‘신(Deus)’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에서 ‘호모데우스’라는 신조어를 내놓았다. 사실 오래전부터 인간은 발명을 통해 신의 영역으로 한 발씩 진입했다. 전기를 발명해 밤낮의 경계를 허물었고 비행기를 발명해 하늘을 날았다. 급기야 유전공학으로 신의 고유 영역인 생명 생성에까지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대담한 행보를 이어오던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창의적 DNA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빛을 발하고 있다. 검사와 진단 장소가 병원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기존 방역체계를 혁신한 ‘K방역’, 검체 채취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식)와 ‘워크 스루’(보행 이동식) 검사법은 세계 각국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유권자 2900만 명이 참여한 선거를 치르고도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은 코로나19 대응 전략도 주목받았다.
 
특허청은 우리 국민의 창의성을 이용해 코로나19 위기를 조기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기술 특허 출원에 대해서는 평균 16개월 걸리던 심사를 두 달 만에 가능하도록 대폭 단축했다. 특허청 홈페이지에는 전 세계 5500여 건의 코로나19 관련 기술 정보가 모두 들어간 ‘코로나19 특허정보 내비게이션’을 제공했다. 의료계와 기업이 더 활발하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허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탄탄하고 합리적인 지식산업 보호 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7월 도입된 고의적 특허 침해에 대한 ‘3배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지식재산 보호와 관련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겠다. 지식재산에 대한 적정한 가격을 매기고 이를 거래하는 시장이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다. 또 우리 국민이 지식재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대책을 올해 안에 만들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매년 5월 19일을 발명의 날로 정해 우리 주변의 발명가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발명의 날은 측우기가 발명된 날로 지정됐다. 가뭄과 홍수로 고통받는 백성들을 보살피고자 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이어받기 위해서다. 이른 시일 내에 우리의 발명가들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개발해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격도 한 단계 높이기를 기대한다.
 
박원주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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