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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놀아야 찐"···홍대 불꺼지자 건대 헌팅포차 줄섰다

중앙일보 2020.05.16 06:00
15일 오후 11시 서울 홍대 클럽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진호 기자

15일 오후 11시 서울 홍대 클럽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진호 기자

'불금'인 15일 오후 11시. 서울 홍대클럽거리 인근 유흥가는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클럽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헌팅포차' 등 주점 네온사인만 켜져 있을 뿐이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놀러 나온 젊은이로 가득했던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우려로 홍대 밤거리가 잠잠해졌다.
 

"홍대 이런 적 처음…이태원은 고요"

10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이모(59)씨는 “금요일 밤에 홍대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처음이다. 손님을 거의 태우지 못하고 있다”며 “이태원은 클럽은 물론 상당수 술집이 문을 닫아 고요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홍대 술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기사가 나오고 유동인구가 확 줄었다”고 덧붙였다.

15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의 한 주점에 손님은 없고 불만 켜져 있다. 마포구청

15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의 한 주점에 손님은 없고 불만 켜져 있다. 마포구청

홍대에선 헌팅포차를 방문한 일행 중 5명이 최근 집단으로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다 이날 비까지 내리면서 클럽거리에 유동인구 자체가 거의 없었다. 대학생 최모(23)씨는 “고민하다가 친구와 함께 놀러 나오긴 했는데 사람이 없어 당혹스럽다”며 “조용히 술 좀 마시다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문까지 닫아"

이날 유흥업소 점검을 나온 류재홍 마포구청 위생지도팀장은 “홍대 거리가 이렇게까지 조용할 줄은 몰랐다”며 “손님이 많은 편이었던 일부 업소가 금요일인데도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홍대‧합정 등에 위치한 관내 40개 클럽과 헌팅포차 등 11개 유사 유흥업소를 돌며 점검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홍대 한 포차형 주점이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정진호 기자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홍대 한 포차형 주점이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정진호 기자

점검 결과 클럽은 모두 문을 닫았다. 확진자가 집단으로 나온 포차 등 4개 유사 유흥업소도 휴업했다. 나머지 7곳도 발길이 끊기면서 좌석이 절반도 채 차지 않았다. 홍대의 한 헌팅포차 관계자는 “문을 닫을 순 없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도 “오늘은 손님이 거의 없다”고 했다.

 

건대엔 사람 몰렸다…"이런 때 놀아야"

16일 자정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번화가도 이전과 비교해 유동인구와 주점 손님이 모두 줄었다. 하지만 일부 헌팅포차 등엔 입장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여전했다. 이태원‧홍대 등에서 연이어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자 젊은이 일부가 건대입구로 몰렸다.

16일 오전 0시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번화가는 놀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정진호 기자

16일 오전 0시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번화가는 놀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정진호 기자

입장 대기 중인 10여명은 줄을 서 있지는 않았지만 헌팅포차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전화를 보면서 손님이 빠지길 기다렸다. 절반가량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쓰지 않았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이태원에서 주로 노는데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해서 건대에 와봤다”며 “이럴 때 놀러 나오는 사람이 ‘찐(진짜)’ 아니겠냐”고 했다. 이어 “쉽게 말해 놀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광진구도 현장 점검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생은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것을 보고 약속을 미리 잡았는데 다시 이렇게 늘어날 줄은 몰랐다”며 “그렇다고 약속을 취소하긴 어려워 ‘설마’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점검을 나온 광진구청 관계자는 “관내 클럽 3곳은 모두 문을 닫았고 전체적으로 손님이 줄어들긴 했다”면서도 “코로나 19가 아직 잠잠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층이 조금만 더 거리두기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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