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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선생님, 내일 상한가 먹을게요'···스팸문자의 비밀

중앙일보 2020.05.16 06:00
‘죄송합니다, 선생님 내일 상한가 먹을게요’라는 문자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매일 오후 7시 무렵이면, 특정 종목 매수를 추천하는 스팸 문자가 옵니다. 그런데 그 종목, 다음날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상위 1%의 정보력을 가져서 그런 걸까요? 자세히 보면 아닙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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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종목 어떻게 찾는 걸까

=장 마감 후 오후 6시 이후에 오는 문자들은 보통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시간외 단일가 거래 때 오른 종목을 추천한다.
 
=시간외 단일가 거래 때 오르는 종목은 장 종료 후 호재성 공시나 뉴스가 있는 종목들이다. 다음날 오전 주식시장이 열리면 일단 오를 가능성이 크다. 스팸 문자를 받고,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해 거래량이 늘고, 주가도 오르는 경우도 있다.
 
=주가가 오르면 “A종목 15%, B종목 22%, 잘 보셨죠?”라는 등의 문자를 보낸다. 다만 종가가 아니라 당일 최고점을 기준으로 발송한다. 
 
=13일 오후 7시 추천 문자가 발송된 A종목은 장 시작 후 전일보다 12% 올랐지만 이후 상승 폭이 줄어 3%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해당 문자를 보고 장 초반 매수를 하면 손실을 봤다.
 주식매수를 권유하는 문자. 매수 권유를 하는 문자는 시간외단일가 매매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발송된다.

주식매수를 권유하는 문자. 매수 권유를 하는 문자는 시간외단일가 매매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발송된다.

#무료 문자에 혹해 전화하면 '650만원 내세요' 

=문자를 보내는 건, 돈을 받고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는 ‘유료 리딩방’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실제 문자가 발송된 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oo인베스트먼트' 소속이라며, 1년 회비가 650만원인 리딩방 가입을 권유했다. 원래 정가는 1년에 1600만원이라고 했다. 연구원이라고 밝힌 A씨는 "무료 문자보다 더 빨리 알려줘 주가가 급등할 때 팔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네이버 주식토론 게시판에 시간외단일가 거래가 끝난 오후 6시 이후 '문자를 받았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네이버 주식토론 게시판에 시간외단일가 거래가 끝난 오후 6시 이후 '문자를 받았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스팸 문자=작전주’ 주의하세요  

=특정 종목의 목표가를 제공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식 추종 매수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매집 완료’, ‘신규 사업 발표’, ‘신규 수주’ 등의 호재가 있다고 광고한다. 2017년 금감원이 호재성 문자발송 대상에 대한 진위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허위사실이었다.
 
=스팸 문자로 거래량이 오르며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기도 한다. 2017년 금융감독원이 문자메시지로 발송된 종목을 조사한 결과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 기간 중 거래량은 61배 늘었고, 주가는 53% 올랐다.  
 
=문자를 믿고 산 개인투자자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 조사 결과 문자 발송 기간 중 외국인과 기관은 팔았고,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는 95억원의 손실을 본 거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문자메시지 배포 전 집중 선매수하고 배포 후 매도하는 양태를 통해 이익을 거둔 계좌’를 조사한다고 했다. 주식을 사전에 사고, 문자를 보낸다는 뜻이다.  
 

#두 달 사이 주식 스팸 문자 신고만 46만 건    

=올해 1~4월에만 46만6000여건의 주식 스팸 문자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됐다. 한국거래소 등은 스팸 문자의 신고율을 1% 정도로 본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올해 4월에는 코로나19 관련 신약개발 종목과 관련된 문자 발송이 많았다. A종목의 경우 1만3000여건의 스팸 문자가 발송됐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3월 투자주의 종목 항목으로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을 신설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제공하는 스팸 데이터를 토대로 스팸 문자가 단기간 늘고, 주가 또는 거래량이 급변한 종목을 지정한다. 지금까지 31개 종목이 스팸 문자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다. 
 
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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