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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7만 가구 계획, 시장에선 긴가민가

중앙선데이 2020.05.16 00:43 686호 1면 지면보기

3년 만에 처음 대규모 공급 

정부가 서울 용산구 철도정비창 부지에 아파트 8000가구를 건설키로 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시장 과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급 물량의 절반에 이르는 4000가구 정도를 일반 분양키로 하면서 수도권·지방 사람의 청약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수요 무한대 시장 집값 안정은 의문
지방 사람 청약 반대 청원도 등장
“도시 경쟁력 확보할 방안 있어야”

정부는 용산 철도정비창 등 도심 내 유휴부지와 사업이 지지부진한 재개발 사업지를 공공 주도로 개발해 아파트 7만 가구를 새로 공급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재건축 규제 등으로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 ‘공급 부족’ 문제를 제기하는 만큼 이를 불식하고 최근의 시장 안정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만에 처음 나온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대책이다.
 
하지만 공급 효과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공급이 끊긴 서울에서 수천여 가구를 한꺼번에 공급하면 가뭄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집값 안정 효과’가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지방 거주자까지 대기하고 있는 수요가 사실상 무한대인 시장이어서 단편적 공급으로 집값 안정 효과까지 기대하긴 어렵다”며 “전반적인 경제 흐름 등 주변 상황이 받쳐줘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안정 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운데 부작용은 계속 생기고 있다. 당장 정부의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 발표 직후 이 일대 토지·주택 급매물이 사라지는 등 주변 부동산시장이 들썩였다. 깜짝 놀란 국토부는 14일 철도정비창 부지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일반분양 물량을 두고는 서울과 수도권·지방 거주자 간 편 가르기가 한창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지방 거주자의 서울 청약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약가점이 높은 지방 사람이 서울로 이사해 용산 아파트 입주하는 걸 막아달란 취지다.
 
전문가들은 철도정비창은 사실상 서울에서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마지막 땅인 만큼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임대주택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계 등에서도 지리적 이점 등을 활용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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