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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안풀면 경제 위기” vs “시기상조”…코로나 엑시트 딜레마

중앙선데이 2020.05.16 00:34 686호 7면 지면보기

[글로벌 이슈 되짚기] 봉쇄 해제 논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주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차단막을 설치한 뒤 영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주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차단막을 설치한 뒤 영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3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경제활동 재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 시기상조라는 주장과 경제 위기가 또 다른 사회적 타격을 야기할 수 있어 경제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미 48개 주 경제활동 부분적 재개
파우치 “문 열면 확진자 급증 우려”

유럽·일본도 잇따라 봉쇄 완화 조치
허용 범위 놓고 나라마다 공방 가열
중국, 미 책임론 공세에 보복 준비

CNN 등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지금까지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세우지 않은 주는 코네티컷과 매사추세츠 등 2곳뿐이며 나머지 48개 주는 부분적이지만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의료장비 업체를 방문해 경제활동 재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에 (코로나19) 피해가 거의 없는 지역들이 있다. 그곳들까지 폐쇄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신속한 경제활동 재개를 통한 경제 회복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이날도 행사 참석자 중 트럼프 대통령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 같은 트럼프의 행보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문을 열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특히 학교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하는 만큼 일부 학교는 가을에도 문을 열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이 없어도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있다는 트럼프 발언과 관련해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찬반 논란 속에 지역마다 코로나 대책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경우 와이오밍주에 있는 출입구 두 곳이 오는 18일부터 열린다. 하지만 몬태나주의 출입구 3곳은 아직 개방 계획이 없다. 주별로 봉쇄령 해제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코로나 긴급사태 해제를 놓고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전국 47개 광역 지역 중 39곳의 긴급사태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NHK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다시 100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10일 이후 지속된 100명 미만 감소세가 깨진 것이다. 특히 도쿄와 가나가와 등에선 30여 명씩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와 오사카 등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8곳에 대해선 오는 21일 긴급사태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유럽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봉쇄 조치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는 1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고 벨기에는 18일 박물관과 동물원의 문을 다시 열 예정이다. 스위스는 지난 3월 중순 닫았던 국경을 다음달 15일 재개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럽의 누적 확진자는 14일 현재 171만 명에 달했다. 누적 사망자 수도 15만 명으로 전날보다 1600명 증가했다.
 
AP통신 등은 “경제활동 재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시점과 허용 범위를 놓고 각국마다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최적점을 찾는 게 과제”라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글로벌 코로나 위기에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에 국제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개발 중인 백신을 선점하려는 시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등 전·현직 정치 지도자 140여 명은 지난 14일 “코로나19 백신과 진단·검사·치료 등 혜택은 누구에게나 무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작성해 유엔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앞서 프랑스의 세계적 제약사인 사노피는 “백신 연구에 가장 먼저 자금을 지원한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사노피 프로젝트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이 강하게 비판해 철회되긴 했지만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코로나 사태에 대해 중국 책임론을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돼 있지만 미국의 회계 규칙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진입 차단 또는 일부 기업의 퇴출을 암시한 발언이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도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이 가능하도록 한 ‘2019 코로나19 책임법안’을 발의한 미국 의원들과 미주리주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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