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가구 1주택’ 종부세 완화 운 뗀 여당…정부선 제동

중앙선데이 2020.05.16 00:02 686호 5면 지면보기

도심 주택 공급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부동산 규제책 일부 완화를 언급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도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공급 확대 카드를 더하는 등 기조 변화 움직임을 보이자 실현 가능성이 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합부동산세 입법 취지를 무력화하지 않는 선에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공시지가 9억원 이상인 종부세 부과 기준을 상향해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 총리는 “종부세는 부유세 성격도 있지만 투기를 막는 쪽에 초점을 둔 제도”라며 “국민 정서엔 1가구 1주택은 존중해야지 너무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있고, 이를 존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 수요 억제 적정선 고심
21대 국회서 논의 급물살 탈 수도
김용범 차관 “종부세 완화 없다”

김용범 차관. [연합뉴스]

김용범 차관. [연합뉴스]

앞서 여당에서도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종부세 완화 검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21대 국회 새 지도부를 이끌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는 최근 “(1가구) 1주택자 중 장기간 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경감은 선거 때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능하다”고 밝혔다. 여기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작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종부세 인상은 과하다는 여론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77석 여당과 정부 견해가 큰 틀에서 일치하는 만큼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에서 종부세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발표된 12·16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른 후속 입법 중 종부세법, 소득세법 등 5개 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후속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당이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완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국민에게 부동산 규제 기조가 바뀌었다는 인상을 줘 정부로서는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종부세 완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차관은 이날 부동산 시장 점검 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지켜나가고 주택 실수요자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주택을 매개로 하는 투기와 시장 교란행위에 엄정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의 발언은 당초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를 완화한다고 해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역대 정부도 규제 완화와 수요 억제 사이 ‘적정선’을 찾는 데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는 과열한 시장 분위기를 우려해 종부세 도입 등 고강도 집값 안정 정책을 펼쳤다. 그러면서 서울 과밀화 해소를 위한 2기 신도시(판교·위례 등) 개발 노력을 더했지만, 임기 중 전국 아파트값이 33%가량 오르는 달갑잖은 성적표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는 대출 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어 주택 거래시장을 살렸지만,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 입장에선 종부세를 완화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세수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 때문에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금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검토할 수 있다는 정도의 논의일 뿐, 지금 단계에서 정부가 (실제 추진 여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