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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택 영상회의로 코로나 물리적 장벽 넘는다

중앙일보 2020.05.16 00:02 종합 33면 지면보기
이거성 포스코인터내셔널 과장

이거성 포스코인터내셔널 과장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했다. 이번 봄은 벚꽃 구경은 고사하고 지구촌 430만명을 감염시키고 29만명을 숨지게 한 코로나19가 압도했다.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시대라지만 사람은 국경폐쇄로 발이 묶이고 바이러스만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글로벌의 역설이다.  
 

연결로 사업 기회 찾는 종합상사
ICT와 인식 변화로 단절 극복 중

종합상사에 근무하는 필자는 다른 나라 고객사들과의 업무 교신을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을 매일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코로나19는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하면서 악수 대신 주먹이나 팔꿈치 인사가 대세다.
 
직장인 입장에서 경험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재택근무다. 유연근무제나 스마트 오피스 등 자율과 창의를 강조한 제도들이 많이 생겼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재택근무는 익숙하지 않았다. 모든 직원이 한 달간 2개 조로 나눠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효율적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정보기술(IT)과 인식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상사는 연결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기업이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출장과 미팅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연결이 차단된다는 우려는 엄청난 도전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은 선제적으로 재택근무 중에 사내 전산망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다중영상회의 및 화면공유가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했다. 실제로 해외 바이어와의 재택 영상회의는 물리적·시간적 장벽을 허물게 해줬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2019년 7월 국내 유일의 ‘등대 공장’으로 선정됐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을 활용해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외에서도 문서 관리함을 통해 언제든 필요한 문서에 접근이 가능하다. 사내 메신저와 영상회의를 통해 마치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것과 같은 환경이 조성됐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대한민국과 우리 회사의 스마트워크 시스템 능력이 이 정도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새삼 놀랐다.
 
인식변화도 중요하다. 최근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의 재택근무 관련 조사가 눈길을 끈다.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은 기업이 꼽은 이유로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 같아서’(28.7%), ‘재택 시 직원 통제 및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15.7%)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재택근무에 따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단순한 거부와 두려움일 뿐이라 생각한다. 회사는 이번 재택근무 기간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기술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실제로 재택근무 초기에 우려했던 업무 누수 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인식변화를 통한 적극적 참여와 소통이야말로 이 모든 시스템적 환경을 원활하게 작동하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서양 철학에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라는 말이 있다. 기업도 효율과 자율의 경계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진화해야 기술적 특이점으로 달려가고 있는 변혁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초대형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에서 교훈을 찾는 성인의 지혜처럼 정보기술과 인식변화로 모두가 만족하는 새로운 업무 환경 조성이 더 절실해졌다. 이제 대기업의 스마트 시스템 경험을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협업해 우리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거성 포스코인터내셔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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