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앱 위치추적 상상 힘들어"…"구글엔 정보 주지 않느냐"

중앙일보 2020.05.15 16:09
지영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이 13일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과 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 사회과학 교사들에 한국의 방역을 소개하고 있다.[WHDEF]

지영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이 13일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과 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 사회과학 교사들에 한국의 방역을 소개하고 있다.[WHDEF]

"미국에서는 휴대전화 앱으로 이동을 감시하는 걸 상상하기 힘들다."
"우리가 실감하진 못해도 이미 구글에 모든 정보를 주고 있지 않으냐." 
 
지영미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긴급위원회 위원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사회과학교원협의회(NCSS) 중·고교 교사에게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 경험을 소개하는 화상 세미나에서 나온 문답이다. 지 위원은 한국의 감염자 위성 위치정보(GPS) 휴대전화 앱과 이동추적 시스템과 관련한 프라이버시 논란과 관련 "한국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로 고통을 겪은 뒤 대중적 합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영미 WHO 긴급 위원 美 교사에 화상 강연
한국 문화 질문에 "메르스 사태 대중적 합의"
미 세계역사디지털재단·KF, K방역 세미나
"한국 성공, 확산 이전 조기 검사·추적 때문"

 
지 위원은 이날 미국 비영리재단인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와 한국 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코로나19 세미나에서 미국의 세계사·인문지리 등 사회과 교사 240여명에게 'K 방역'을 소개했다. 국제교류재단 보건외교 특별대표인 그는 한국 모델의 성공 요인에 대해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감염이 퍼지기 전 아주 조기에 대응 조치를 한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지 위원은 "한국은 WHO가 1월 30일 코로나19를 국제보건위기를 선언하기 전에 검사키트를 마련하고, 신속 검사체제를 갖췄다"라며 "이것이 코로나 방역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1월 3일 비상대응센터를 가동하고 17일 진단·방역지침을 발표했다. 또 질본·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회사가 회의를 갖고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대량 검사체계를 갖췄다. 그 결과 1월 20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뒤 2월 하루 2만명, 3월 하루 3만~4만명 검사를 확대할 수 있었다.
 
지영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이 13일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과 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소개한 행정안정부 자가격리자 보호 휴대전화 앱.[WHDEF]

지영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이 13일 세계역사디지털교육재단(WHDEF)과 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소개한 행정안정부 자가격리자 보호 휴대전화 앱.[WHDEF]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이 2015년 메르스 사태에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많은 교훈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 위원은 올해 초까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 연구센터장이었다. 미국 백악관 태스크포스팀 앤서니 파우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그의 카운터 파트였다.
 
지 위원은 행정안전부가 위성 위치정보(GPS)를 이용한 휴대전화 앱을 개발해 담당 공무원이 격리자를 계속 모니터링 한다고 소개했다. 별도로 코로나19 스마트 관리시스템이 과거 역학 조사관이 24시간 이상 걸려 감염자에 대해 직접 이동 경로를 추적했던 것을 폐쇄회로(CC)TV와 신용카드 기록 등을 통해 10분 내 경로 분석과 관리가 가능해졌다고도 했다.
 
이에 사회자가 "미국에선 휴대전화 앱으로 이동을 감시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 문화에선 어떻게 이를 수용할 준비가 됐느냐"라고 물었다.
 
지 위원은 "우리는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이후 공개 청문회를 포함한 오랜 논의를 거쳐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일부는 사생활 논란을 제기하지만,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정부가 확진자 신상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한다"라고 했다.
 
이어 구글을 예로 들며 "우리가 실감하진 못해도 이미 모든 정보를 구글에 주고 있다"라며 "오직 방역 목적으로만 개인 정보를 사용하고 해당 기간이 지나면 모든 정보는 파기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것이 상호 이해에 기반을 둔 대중적 합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회자는 이날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공 스토리는 한국이 과학기술과 공공 민간협력, 민주적 실천과 시민 참여에 있어 선도국임을 보여준 또 다른 사례"라고 했다. 
 
이날 지 위원의 K방역 세미나에는 미 전역에서 240명의 교사가 실시간 참여했다. 한종우 WHDEF 이사장은 "한국 방역 경험이 코로나19 미국 일선 중고교 교육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