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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교도관, 조주빈과 동선 겹쳐···친박 일부선 "朴 석방하라"

중앙일보 2020.05.15 15:55
평균 수용인원 1500명이 넘는 서울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 직원이 나오자 법무부는 얼어붙은 분위기다. 15일 오전 교정본부장이 구치소로 긴급 점검을 나가는 등 추가 감염 차단에 나섰다.
 
그동안 서울구치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코로나 방역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이런 방역망을 뚫고 구치소 안까지 왔다.
 

구치소 정문 뚫은 '이태원 코로나'

 15일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구치소는 접견을 전면 중단했다.

15일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구치소는 접견을 전면 중단했다.

법무부와 안양시 설명을 종합하면 확진 판정을 받은 교도관 A씨(28)는 4단계를 거쳐 감염됐다. 먼저 서울 이태원 클럽에 출입한 관악구 46번 확진자가 도봉구 10번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다. 도봉구 10번 확진자는 창동 코인노래방에 출입했고, 같은 시간대에 A씨의 친구인 B씨(28)가 이 노래방에 있었다. 이들은 일행이 아니었지만, 노래방 환기 시스템으로 인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B씨는 지난 9일 A씨와 함께 경남 창원 결혼식장에 동행했다. 두 사람은 이날 숙박도 함께 했다고 한다. 이튿날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A씨는 11~13일 서울 구치소에서 정상 근무를 했다. 발열 등 별다른 증상이 없어 구치소 입구의 체온 측정 시스템으로 감염을 알아챌 수 없었다.
 

박근혜 지지자들 "석방해달라"…하지만 동선 안 겹쳐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 주차된 박 전 대통령 지지자의 차량. 뉴시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 주차된 박 전 대통령 지지자의 차량. 뉴시스

13일 밤 B씨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A씨에게 급히 알려오자 교도소는 난리가 났다. 출근 3일간 A씨와 접촉한 교도소 직원이 23명, 수용자가 254명이나 된다. A씨는 수용자들을 사동에서 접견실로 안내해주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A씨는 15일 0시 48분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그가 접촉한 수용자 중엔 ‘n번방’ 조주빈(24)도 포함됐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등 동선이 일부 겹쳤지만 밀접 접촉은 아니라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치소 내에서 남성 직원과 여성 수용자들은 서로 철저히 분리하고 있어 접촉자 중에 여성 수용자는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은 A씨의 확진 사실이 알려지자 형 집행정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소자 감염 땐 '서초동 마비'

법무부는 이날 조씨를 포함한 일부 수용자와 직원들에 대해 진단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교도소에 마련된 선별 진료소에 경기도와 의왕시 역학조사관들이 파견나온 상태다. 다만 법무부 측은 “A씨가 접촉한 인원 수는 많지만 대부분 동선이 겹치는 정도의 간접 접촉이다”고 밝혔다. A씨와 밀접 접촉한 교도소 직원 6명은 전날 음성 판정이 나왔다.
 
구치소 수용자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오면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수용자들이 검찰 조사와 법원 재판을 위해 정기적으로 외부에 나가고 변호사와도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자가 코로나에 걸린다면 서초동 법조계가 마비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15일 오전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영향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가 법정 출입구에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15일 오전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영향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가 법정 출입구에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이날 법원엔 비상이 걸렸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구속 피고인 중 일부가 최근 법정에 섰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의 거의 모든 재판이 미뤄졌고, 법원종합청사 본관 법정이 폐쇄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혐의로 재판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공판이 미뤄졌고, ‘별장 성접대 의혹’의 윤중천씨와 군납업자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의 1심 선고도 연기됐다. 법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오는 18일부터 다시 개정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도 A씨와 접촉한 수용자 7명이 최근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당 수용자들과 접촉한 중앙지검 직원 34명이 전원 자가격리 됐고, 이들의 이동경로에 대한 방역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공판 1~4부 소속 검사 전원과 직원들은 귀가조치 됐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오늘 구속 피의자 소환조사는 실시하지 않고, 불구속 사건관계인 조사도 최대한 자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사라ㆍ이수정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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