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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남 할머니 유족 "정의연, 장례비 1800만원중 지원 20만원"

중앙일보 2020.05.15 15:30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이 생전의 곽예남 할머니(지난해 3월 사망)의 손을 잡고 있다. 곽 할머니 휠체어를 미는 이가 당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이 생전의 곽예남 할머니(지난해 3월 사망)의 손을 잡고 있다. 곽 할머니 휠체어를 미는 이가 당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다. [사진 청와대]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측 여자 직원 2명이 20만원이 든 봉투를 줬고, 윤미향씨는 원래 '안 온다'고 했다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온다고 하니 진 장관 따라 같이 와서 당사자(윤씨)가 봉투를 줬다. 그게 5만원이다."
 

위안부 피해자 곽 할머니 딸 이민주씨
"장례지원 요청에 정의연 '도와줄 수 없다'"
"안 온다던 윤미향, 진선미 장관 따라 와"
"봉투엔 5만원…진 장관은 한 푼 안 줘"
여가부 "정치인이라 내기 어려웠을 것"
"조의금 400만원…강경화 장관 100만원"
정의연 "세부내역 비공개…목적 맞게 집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곽예남 할머니 유족인 이민주(46·목사)씨의 말이다. 2018년 곽 할머니 호적에 입적한 이씨는 1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위안부 피해자) 유족으로서 그 사람들(정의연)한테 '어머니(곽예남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국가에서 도움받는 게 없냐'고 물었지만, 거기에선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9년 결산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피해자 지원 사업비 2433만여원 중 750여만원을 '장례지원'에 썼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한 위안부 피해자는 5명이다. 어림잡아 할머니 1명당 150만원을 받아야 하지만, 이씨 주장대로라면 곽 할머니는 정의연으로부터 20만원, 당시 정의연 이사장이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에게 5만원을 받은 셈이다.
 
고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 이민주(46)씨가 생전 곽 할머니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고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 이민주(46)씨가 생전 곽 할머니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이씨는 "당시 장례식장 대관비 등 장례비 약 1800만원 전액을 사비로 지출했다"고 했다. 이에 정의연 측은 "세부 집행 내용을 밝히는 건 부적절하고, 예산은 사업 목적에 맞게 집행됐다"고 한다. 
 
 이씨는 "장례식 이후에도 정부와 정의연의 지원은 없었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 조의금은 400만원도 안 들어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0만원 주셨다. 진선미 장관은 (빈소에 왔을 때) 돈 한 푼도 안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연에서는 본인들이 '정의를 구현하고 할머니들을 보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입양된 뒤 간병비와 병원비를 대고 장례비까지 낸 유가족인 저의 효심을 짓밟았다. 오히려 절 매도하고 선동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전북 전주시 전주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차려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곽예남 할머니(당시 94세) 빈소. 뉴스1

지난해 3월 전북 전주시 전주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차려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곽예남 할머니(당시 94세) 빈소. 뉴스1

 숨지기 전 광주·전남 지역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였던 곽 할머니는 지난해 3월 2일 향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33일 만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도 빈소에 조화를 보내 곽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했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곽예남 할머니 사망 당시 정의연 측에 도움을 요청했나.
"(위안부 피해자) 유족으로서 그 사람들(정의연)한테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국가에서 도움받는 게 없냐'고 물었지만, 거기에선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장례식장 대관비·운구비 등 장례 비용  1800만원을 모두 사비로 지출했다.


-정의연 측에서는 누가 왔나.
"정의연 측 여자 직원 2명이 20만원이 든 봉투를 줬고, 윤미향씨는 원래 '안 온다'고 했다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온다고 하니 진선미 장관 따라 같이 와서 당사자(윤씨)가 봉투를 줬다. 그게 5만원이다."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 고 곽예남 할머니의 묘. 묘비에는 2018년 곽 할머니 호적에 입적한 이민주(46)씨와 자녀 이름도 새겨져 있다.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 고 곽예남 할머니의 묘. 묘비에는 2018년 곽 할머니 호적에 입적한 이민주(46)씨와 자녀 이름도 새겨져 있다.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 고 곽예남 할머니의 묘. 묘비에는 2018년 곽 할머니 호적에 입적한 이민주(46)씨와 자녀 이름도 새겨져 있다.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 고 곽예남 할머니의 묘. 묘비에는 2018년 곽 할머니 호적에 입적한 이민주(46)씨와 자녀 이름도 새겨져 있다.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빈소에서 진선미 장관과 대화는 없었나.
"진선미 장관 왔을 때도 저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당시 (정의연) 사람들이 제게 여러 의혹을 제기하던 때였다.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곽 할머니는) 국가를 위해 애쓴 분인데 여성가족부에서 (장례비 등을) 전액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진 장관은 '그런 법 조항이 없어서 어렵다.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의연이 제기한 의혹이 뭔가.
"당시 정의연에서 제가 (곽 할머니) 후원금을 횡령했다고 경찰에 진정을 냈다. 전남경찰청에서 내사도 아주 세게 받고, 검찰 특수부에서 나와서 압수수색도 당했다. 하지만 결과는 무혐의처분이었다."(※전남경찰청이 지난해 6월 14일 이씨에게 보낸 사건 처리 결과 통지서에는 "귀하에 대한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에 대한 '허위 입양 혐의와 손편지 이용 후원금 모집 및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 없으므로 내사 종결하였으므로 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찰 내사는 정의연 측이 그해 2월 낸 진정으로 시작됐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고 곽예남 할머니와 이민주(46)씨의 모녀 관계를 뒷받침하는 가족관계증명서 사본.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고 곽예남 할머니와 이민주(46)씨의 모녀 관계를 뒷받침하는 가족관계증명서 사본. [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전남경찰청이 지난해 6월 14일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이민주(46)씨에게 보낸 사건 처리 결과 통지서에는 "귀하에 대한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에 대한 '허위 입양 혐의와 손편지 이용 후원금 모집 및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 없으므로 내사 종결하였으므로 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찰 내사는 정의연 측이 그해 2월 낸 진정으로 시작됐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전남경찰청이 지난해 6월 14일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이민주(46)씨에게 보낸 사건 처리 결과 통지서에는 "귀하에 대한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에 대한 '허위 입양 혐의와 손편지 이용 후원금 모집 및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 없으므로 내사 종결하였으므로 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찰 내사는 정의연 측이 그해 2월 낸 진정으로 시작됐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사진 고 곽예남 할머니 딸]
-장례 치른 후에 정의연이나 정부에서 지원은 없었나.
"없었다.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조의금으로) 100만원 주셨다. 진선미 장관은 (빈소에 왔을 때) 돈 한 푼도 안 줬다." 


-당시 조의금은 얼마 들어왔나.
"400만원도 안 들어왔다. 상주였기 때문에 안다. 제가 입양된 후 어머니 간병비와 병원비도 제가 지불했다. (곽 할머니) 수양딸이 된 건 2017년이고, 호적에 딸로 올라간 건 2018년이다. (곽 할머니) 조카 이모씨가 페이스북에 있는 제 활동(장애인 시설 대표)을 보고 2017년 2월 저를 찾아 왔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이모님(곽 할머니) 모시기 어려우니 도와 달라'고 해서 인연을 맺었다.(※이씨는 기자에게 곽 할머니와 자신의 모녀 관계가 적힌 가족관계증명서를 보냈다.)



-정의연을 어떻게 보나.  
"정의연에서는 본인들이 '정의를 구현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보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입양 후 (곽 할머니) 간병비와 병원비를 대고 장례비까지 낸 유가족인 저의 효심을 짓밟았다. 유가족이고 딸인 저를 인정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절 매도하고 선동했다. 악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정의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곽예남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유가족이 아니라 여성가족부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즉시 할머니의 조문보(弔問報)를 만들고 조문했다"며 "장례 기간 내내 정의연 실무자들이 장례식장과 이후 추모회는 물론 입관 시까지 동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장례비는 여성가족부 별도 지원 기준이 있으며, 그 사업을 집행하는 정의연은 그 기준에 따라 유가족에게 장례비를 지원했다"고 했다. 
 
 최성지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정의연에 위안부 할머니 치료 및 장례 지원사업을 위탁했다"며 "곽예남 할머니 장례 때도 정의연이 국가보조금 법인카드로 300만 원 장례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와 별도로 곽 할머니 장례식에 여가부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고 한다.
 
 당시 진 장관의 조문 관련해서는 "여가부 장관 자격으로 빈소를 방문했다"며 "진 장관이 국회의원을 겸직하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상 개별적으로 조의금은 낼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전주=김준희 기자, 최은경·백민정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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