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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상하이에서 벌어진 영화 같은 독립 전쟁

중앙선데이 2020.05.15 15:22
 
『1932 상하이』, 강신덕·김성숙 지음, 신북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1930년대 국제도시 상하이는 음모와 암투, 향락과 퇴폐가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광풍 앞에 위태롭게 깜빡거리던 시공간이었다. 서사적 상상력이 발달한 작가들에게 매력적인 소설 배경이 아닐 수 없는데, 이인화 같은 작가가 실제 행동에 나선 경우다. 그의 2004년 장편 『하비로』가 1930년대 후반 상하이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강신덕·김성숙, 두 영화학도가 함께 쓴 장편 『1932 상하이』는 훨씬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렌즈를 들이댄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폭탄투척 사건의 배후를 캔다. 윤 의사가 거사를 벌이던 날 시차를 두고 인근 우창소학교에서 발생했으나 일제에 의해 철저히 은폐된 총격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소설 설정을 통해서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혹은 일제에 의해 육친을 잃은 원수를 갚기 위해 조선인들은 '조선인의 전쟁'을 벌인다. 일본인이지만 반문명적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소련에 군사 기밀을 빼돌리는 간첩으로 암약하는 신문기자를 소설 화자로 내세워 첩보전 성격을 가미했다. 
 신문기자 역의 오자키 호츠미는 실존인물이었다. 실제로 소련 간첩으로 활동하다 제국주의 말기 일제에 의해 처형당했다. 
 공동저자 강신덕씨 등은 훙커우 폭탄투척 사건의 서막에 해당하는 1932년 1월 1차 상하이 사변 취재가 소설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힌다. 책 한 권 분량의 자료를 확보하고 나서 차가운 '팩트'들에 생기를 불어넣을 방법을 찾다가 오자키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것. 픽션의 싱그러움에 사실의 무게를 더하게 된 연유다. 
 두 저자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예술대학원 영화학과에서 나란히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공부했다. 영화로 만들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다가 다섯 권 분량으로 작성했던 초고를 한 권으로 줄였다. 그래서 영화처럼 장면 전환이 기민하고 인물들 간의 대화 분량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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