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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계 끊을수도"vs"트럼프 안달난 광기"···미·중 막장 간다

중앙일보 2020.05.15 14:09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으로 불거진 미ㆍ중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고 공격하자 중국 관영 매체가 나서 “재선에 안달난 미 대통령의 광기”라고 맞받았다. 중국은 코로나19 책임 법안을 발의한 미국 일부 주에 대한 보복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트럼프가 잘못된 시기, 잘못된 발언을 내놨다"는 논평을 게재했다. [환구망 캡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트럼프가 잘못된 시기, 잘못된 발언을 내놨다"는 논평을 게재했다. [환구망 캡쳐]

 

트럼프 “중국과 관계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
中 “트럼프 광기는 중국 부상과 재선 초조함 탓”
“실현 불가능한 주장...이참에 대미 의존도 낮춰야”
中 전문가 “반중 미국 주, 경제 교류 중단 공격해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먼저 “미·중 관계를 통째로 단절시킬 수 있다는 그의 발언은 매우 충격적이지만, 이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자에 소독제를 주사해 바이러스를 죽이자고 말한 걸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라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말한 첫번째 미국 지도자”라며 “이런 광기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초조감과 미ㆍ중간 방역 수준의 큰 격차에서 오는 워싱턴 엘리트들의 당혹감에서 비롯됐으며 결국 대선이 코 앞에 닥친 트럼프의 광기”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우한 발원설이나 중국 정부의 대처 실패로 전세계에 전염병을 확산시켰다는 미국의 주장이 나올 때마다 ‘트럼프 재선용’이라고 반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주장이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미ㆍ중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양측에 혜택이 있는 것이지 중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면서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 평가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데 이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위협에 놀랄 필요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오히려 이 기회에 중국이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 기술 수준과 자국 시장 규모를 끌어올려 미국의 전략적 의지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웨이보에 "트럼프'씨'의 상상력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웨이보 캡쳐]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웨이보에 "트럼프'씨'의 상상력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웨이보 캡쳐]

 
중국의 반격은 구체화되고 있다. 전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19 코로나19 책임 법안’을 발의한 미국 미주리주를 직접 거론하며 중국 당국이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에릭 슈미트 미주리주 법무장관이 “중국의 늑장 대응으로 미국이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며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13일 조쉬 하울리 미주리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영국과 캐나다에 이어 미주리주의 세번째 수출국”이라며 “미주리주의 지난해 대중 수출 규모는 18억7500만 달러이고 주요 수출품은 곡물, 육류, 약품 등”이라고 전했다. 중국을 맨 먼저 공격한 미주리주에 대한 별도 무역 제재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위안징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 역시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상징적인 조치만으로 부족하다. 무책임한 발언을 한 미 정치인들에 고통을 줘야 한다”며 “반중 의원이 있는 주에 대해선 양자 교류, 경제 교류를 중단하는 타격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동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전방위적 공격보다 중국을 무차별적으로 제소한 의원과 지역에 대해 맞춤형 제재가 필요하다”며 “편협하고 왜곡된 목표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명예 훼손을 중단하고 자국민 안전을 보호하는데 집중하라"고 쏘아붙였다. [연합뉴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명예 훼손을 중단하고 자국민 안전을 보호하는데 집중하라"고 쏘아붙였다.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명예 훼손과 반중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미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라”며 “미국에 대한 보복 여부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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