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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G7 중 감염 압도적 적다” 자찬에 日언론 “검사 너무 늦다"

중앙일보 2020.05.15 13:54
“최근 1개월 간 여러분의 노력에 의해, 일본의 인구당 감염자수와 사망자수는 G7(주요 6개국), 주요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압도적으로 적게 억제할 수 있었다. 이는 숫자상으로 명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이다.”
 

아베 '경제 살리기' 결단에 경제계서 불안의 목소리
경제 전문가 "대량 검사해야 소비자, 노동자도 안심"
닛케이 "여전히 감염 파악에 시간 걸려, 재확산 위험"

14일 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국 39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긴급사태선언 해제 방침을 밝힌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압도적’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유독 힘을 주면서 성과를 과시했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수는 15일 오전 현재 총 1만6915명, 사망자 수는 726명(요코하마 크루즈선 포함)이다. 미국(139만명 확진, 8만명 사망)이나 영국(23만명 확진, 3만명 사망) 등과 비교하면 확실히 적은 수치이지만, 일본이 그렇다고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는 지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도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오후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에 선포했던 긴급사태의 부분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오후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에 선포했던 긴급사태의 부분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실태 파악의 기본이 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참의원 운영위원회에선 “긴급사태선언 해제 대상인 39개현에서 신속하게 PCR 검사를 할 수 있는 태세가 확인됐나”라는 야당 의원 질문에, 담당 장관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장(코로나19 대책 겸직) 장관은 “양성률(확진율) 등이 충분이 낮게 나타나고 있고, PCR 검사도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하는데 그쳤다.  
 
일본공산당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필요한 사람에게 신속한 PCR 검사가 확보돼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에 선포했던 긴급사태의 부분 해제를 발표했다. 사진은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이 도쿄 신주쿠(新宿) 거리의 대형 비전을 통해 중계되고 있는 모습.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에 선포했던 긴급사태의 부분 해제를 발표했다. 사진은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이 도쿄 신주쿠(新宿) 거리의 대형 비전을 통해 중계되고 있는 모습. [교도=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긴급사태선언 조기 해제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렸지만, 오히려 불안은 경제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경제계 몫’으로 지난 12일 자문위원회에 새롭게 투입된 고바야시 게이치로(小林慶一郎) 도쿄재단정책연구소 연구주간은 TV아사히에 출연해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1일 검사 2만건보다 검사량을 한 자릿수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량 검사를 해서 확진자를 격리해야 소비자, 노동자가 안심하고 소비하고 일을 할 수 있다”면서 “(다시 감염자가 늘어)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고 경제가 멈추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자문위 논의가 경제살리기 쪽으로 활발해질 것”(내각관방 간부)을 기대하고 추가한 경제계 인사에게서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역시 15일 ‘검사, 의료 대비가 부족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는 다른 주요 국가들은 한층 검사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검사가 몰리는 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선 감염 유무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감염자를 격리하는 것도 늦어져 감염이 확대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날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된 후쿠오카현의 한 전철역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을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전날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된 후쿠오카현의 한 전철역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을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영국 옥스포드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1일 검사 건수(직전 3일 평균)는 인구 10만명당 영국이 96건, 미국이 88건인데 반해, 일본은 겨우 5건에 그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6일 검사 능력을 1일 2만건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1일 검사능력은 최대 1만8천건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검사 건수는 단 한번도 1만건을 넘지 못했다. 후생노동성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1일 검사 건수는 지난 11일 5160건, 12일 684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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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은 긴급사태선언 해제 기준에 대해서도 정부 측과 전문가회의 사이에 의견차가 있었다고 전했다. 당초 전문가회의는 지역별로 의료체계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수치화된 기준을 제시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수치화’를 요구한 건 정부 측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직전 2주간 신규 감염자 수가 10만명 당 0.2명 미만”이라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정부 측은 “직전 2주간 2명 미만”을 주장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직전 1주일 동안 0.5명 미만”이라는 해제 기준을 제시했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셈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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