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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헌법’ 언급 이후 주목되는 개헌 논의, 21대 국회 키 쥘 듯

중앙일보 2020.05.15 11:44
개헌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논의 때 5ㆍ18 정신이 담겨야 한다”고 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해왔고, 대선 때도 공약으로 내걸었던 데다, 이미 2018년에 한차례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던 전례도 있다. 2018년 3월 청와대가 발의했다가 국회에서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개헌안 전문(前文)은 현행 ‘4ㆍ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를 ‘4ㆍ19혁명, 부마 민주 항쟁, 5ㆍ18민주화운동, 6ㆍ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수정하는 내용이 담겼었다.
 
그런 문 대통령이 총선 이후 처음으로 개헌을 언급하고 나서자 여권이 다시 개헌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입장은 “문 대통령이 다시 앞장서서 개헌 이슈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임기 초엔 공약 이행 관점에서 개헌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당시 국회가 응하지 않았다”며 “청와대가 먼저 개헌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면 그 한 축으로 참여야 하겠지만, 먼저 운을 띄우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을 다시 추진할까.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일은 업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사진은 2018년 3월 26일,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중이던 문 대통령이 아부다비 숙소에서 개헌안의 국화 송부와 공고 재가를 위한 전자결재를 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을 다시 추진할까.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일은 업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사진은 2018년 3월 26일,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중이던 문 대통령이 아부다비 숙소에서 개헌안의 국화 송부와 공고 재가를 위한 전자결재를 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미증유의 방역ㆍ경제 위기에 대처해나가기에도 바쁘다는 분위기가 있다. 문 대통령도 국난위기 극복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청와대와 정부는 전혀 개헌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 논의의 키는 새로 들어설 21대 국회가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회에선 개헌 관련 발언들이 한바탕 쏟아졌다.
 
오는 8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개헌을 통해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고 책임총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민주당에서는 “토지 공개념을 빠르게 정착시켜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개헌하자”(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출신 이용선 당선인), “자치 분권 개헌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해식 당선인) 같은 발언이 이어졌다.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개헌 추진과 관련해 당과 지도부 내에서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언제든 발화할 수 있는 상태다.
 
청와대 입장과 무관하게 문희상 국회의장도 지난 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에 꼭 개헌이 돼야 한다”고 시간표를 제시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8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오를 것”이라며 “개헌 추진 동력은 결국 국회에서 살려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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