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고령 확진자“ 104세 할머니 ‘최고령 완치자’ 됐다

중앙일보 2020.05.15 11:40
1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포항의료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최고령 확진자인 최모 할머니(104세)가 퇴원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독자

1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포항의료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최고령 확진자인 최모 할머니(104세)가 퇴원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독자

 ‘퇴원을 축하드립니다. 건강히 지내십시오.’
 

15일 포항의료원서 퇴원…연이어 음성판정 나와
3월 10일부터 투병…의료진 헌신적 치료로 호전

 1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포항의료원 출입구 앞에 현수막 하나가 내걸렸다. 포항의료원 직원들은 현수막 아래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잠시 후 파란 담요를 덮고 휠체어를 탄 백발의 할머니가 출입구에 나타나자 직원이 꽃다발을 건넸다. 이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꽃다발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104세 최모 할머니가 병마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15일 퇴원했다. 최 할머니가 ‘국내 최고령 확진자’에서 ‘국내 최고령 완치자’가 된 셈이다.
 
 할머니가 입원해 있는 경북도립 포항의료원에 따르면 이날 최 할머니는 두 달이 넘는 치료 끝에 이날 정오쯤 퇴원했다. 병원은 최 할머니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자그마한 퇴원식도 준비했다. 병원에 입원하면서 ‘꽃님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최 할머니는 포항의료원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병원을 떠났다.
 
 2012년부터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최 할머니는 요양원에 환자가 집단 발생하던 3월 10일 양성 판정을 받고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때부터 최 할머니와 코로나19의 사투가 시작됐다.
 
 할머니는 함께 이송된 다른 환자와 달리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특수병동의 5인실 음압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반신 마비로 혼자 거동할 수 없고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어서였다. 경미한 치매 증세도 갖고 있어 최 할머니에겐 집중 관리가 필수적이었다.
 
 의료진들은 최 할머니에게 집중 관리가 필요한 만큼 24시간 3교대로 곁을 지키면서 치료에 힘썼다. 최 할머니는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에 입원 초기 38도에 달하던 체온이 점차 떨어졌고 의료진과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엔 의료진들에게 카네이션을 선물 받기도 했다.
지난 8일 경북 포항의료원에서 의료진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104세 최모 할머니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경북 포항의료원에서 의료진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104세 최모 할머니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 관리에도 좀처럼 양성 반응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최근 최 할머니는 수차례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이 오가면서 희망을 보였다. 그러다 연이어 음성 판정이 나와 15일 퇴원하기에 이르렀다.
 
 최 할머니의 주치의를 맡은 김기수 내과전문의는 “연세가 많으시다 보니까 조금 컨디션이 저조해지실 때마다 걱정을 많이 했다. (최 할머니처럼) 고령 환자도 잘 완치된 거로 봐서 희망이 있을 거로 본다”고 말했다.
 
 김은숙 간호부장은 “직원들이 어르신 식사 수발이나 대·소변 치우는 부분까지 아주 세심하게 챙겼다. 고생한 보람이 있어 기쁘다. 꽃님이 할머니가 식사 때마다 마다치 않고 잘 드시고 한 번씩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도 했다. (다른 고령 환자들도 최 할머니처럼) 간호사 말을 잘 듣고 식사 꼬박꼬박 잘 드시면 완치돼서 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