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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낙연이 움직인다…100명 규모 싱크탱크 조만간 뜬다

중앙일보 2020.05.15 05: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이르면 5월 말께 자신의 싱크탱크를 띄운다. 14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위원장이 전남지사·국무총리 시절부터 해 오던 개인 공부모임이 싱크탱크로 개편된다.
 
이 위원장과 가까운 한 여권 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에 “정치·경제 등 기존 분야에 더해 포스트 코로나의 철학과 정책을 함께 모색할 전문가를 모시는 중”이라며 “100여명 규모로 꾸리기 위해 각계 전문가 명단을 추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국정 전반에 대한 공부에 더해 코로나19 정국과 관련한 의과학계 전문가를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싱크탱크의 명칭은 이 위원장의 오랜 국정 철학을 담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포스트코로나 심포지움'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포스트코로나 심포지움'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뿐만 아니라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관련 사정을 아는 민주당 한 의원은 “이 위원장의 공부를 위해 뭉친 조직이기 때문에 강연자 역할을 할 의원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의원 중에서도 좀 참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산하 각 본부·태스크포스(TF) 조직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포진해 있는데, 이들 중 일부가 이 위원장의 싱크탱크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준비 중인 싱크탱크는 당 조직인 국난극복위와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진 공부모임 형식의 느슨한 조직이지만,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리면 전면에 나설 인적자원”이라고 부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혁신포럼, 포스트코로나전망과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혁신포럼, 포스트코로나전망과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대선 주자들은 대선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을 남겨두고 자신의 싱크탱크를 띄우며 기지개를 켰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이 위원장의 싱크탱크 발족이 차기 대선 레이스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역대 잠룡의 싱크탱크에 참여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은 ‘과외교사’에 머물지 않고, 차기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했다. 이 위원장의 싱크탱크가 내세울 정치·정책 철학이 2년 뒤 대선에서 앞세울 국정운영 비전과 주요 정책공약으로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과거 대선 주자 싱크탱크에 참여한 인사들은 잠룡이 ‘승천’ 하면 정부 요직에 기용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19대 대선(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상황에서 2017년 12월)을 1년 앞둔 2016년 10월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출범시켰다. 현 정부에서 주미 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였던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각각 소장과 부소장을 맡았다.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가 상임고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문위원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김기정 연세대 교수가 연구위원장이었다. 규모는 총 7개 분과, 1000여명에 이르는 매머드급이었다. 2012년 18대 대선 6개월 전 출범한 300여명 규모의 ‘담쟁이포럼’에는 현 정부 장관급에 임명된 서훈(국정원)·송영무(국방부)·박능후(보건복지부)·이정옥(여성가족부)·김수현(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여했다.
 
문재인(현 대통령)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7년 2월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조윤제(현 금융통화위원) 연구소장으로 부터 제1호 정책집을 건네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현 대통령)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7년 2월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조윤제(현 금융통화위원) 연구소장으로 부터 제1호 정책집을 건네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18대 대선을 2년 앞둔 2010년 12월 ‘국가미래연구원’을 발족했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가 원장을 맡고 안종범 성균관대, 김영세 연세대, 신세돈 숙명여대,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 8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기)’ 등 핵심 경제공약을 만들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을 1년여 앞둔 2006년 자신이 1994년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을 ‘국제전략연구원’(GSI)으로 개편했다. 원장이었던 류우익 서울대 교수는 훗날 청와대 대통령실장에 임명됐다. 여기엔 곽승준 고려대, 김우상 연세대,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등 60여 명이 참여해 ‘한반도 대운하’ ‘비핵·개방 3000’ 등 굵직한 공약을 생산했다.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에겐 각각 자신이 창립한 브레인 조직이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1994년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아태재단)을 만들었다. 국내·외 석학을 망라했던 이곳은 햇볕정책의 산파 역할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1993년 창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99년 자치경영연구원으로 개칭)를 싱크탱크로 삼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이곳 출신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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