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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코로나 블루, 숲으로 이기자

중앙일보 2020.05.15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160만 명 이상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적·심리적으로 고통받던 이들은 산과 숲에서 울분을 달랬다. 아마 산과 숲이 아니었다면 수많은 사람이 병원 신세를 지었을 것이다. 미국의 시인 윌리엄 컬런 브라이언트가 뉴욕의 도시계획을 맡았던 로버트 모지스에게 충고한 말이 있다.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으면 앞으로 똑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을 만들게 될 것”이란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외출 자제 등이 일상이 됐다. 시민들은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일이라고 믿고 동참한다. 하지만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숲을 찾는 것으로 달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숲은 심리적 위안 효과뿐만 아니라 육체적 질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음을 최근 연구 결과는 입증하고 있다. 숲을 찾으면 우울한 감정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뿐 아니라 백혈구의 일종인 자연살해세포(NK세포) 활성화 등으로 면역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산림치유’라는 효과가 주목받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10~20분이라도 숲을 이용하면 스트레스의 생리적 지표인 혈압과 맥박이 낮아진다. 면역력까지 높아진다니 이른바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를 해소하는데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생활권 주변의 ‘나만의 숲’을 찾아 틈틈이 이용하면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사진이나 컴퓨터 화면, 창 너머로 숲의 모습을 감상하는 등 간접적인 이용도 어느 정도 치유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취침 전에 듣는 숲 소리는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하는 때 이런 간접적인 방법으로 숲이 주는 혜택을 누리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다. 아름다운 숲을 상상 속에서 여행하는 것도 심리적 스트레스의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언젠가 경험했던 숲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고 그때 느꼈던 감정,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과의 따뜻했던 관계를 다시 한번 느껴보자. 그러면 불안했거나 우울·초조했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현재를 삶의 쉼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산림치유는 숲이 가진 다양한 인자를 활용해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활동이다.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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