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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감시센터 “신라젠에 국고 보조금 92억원 들어가”…최경환‧임종룡 검찰 고발

중앙일보 2020.05.14 16:23
14일 오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종합민원실에 신라젠 관련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을 고발하고 있다. 김민상 기자

14일 오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종합민원실에 신라젠 관련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을 고발하고 있다. 김민상 기자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보유한 주식을 판 혐의를 받는 바이오 업체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정·관계 인사로 확대하라고 14일 검찰에 촉구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신라젠이 임상 실패를 사전에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보조금 92억원을 받고 주식을 부양시키는 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의 조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사기‧배임‧횡령 혐의와 국고 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문은상(55) 신라젠 대표는 간암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공시하기 전에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한 혐의 등으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2011년 미국 바이오업체 제네렉스바이오세러퓨틱스(제네렉스)의 펙사벡 임상 시험이 실패한 사실을 미리 알고서도 신라젠이 2013년 ‘1억5000만 달러에 유망한 업체를 인수했다’고 투자자를 속여 제네렉스 경영권을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신라젠이 지난 3월 공시한 사업보고서 중 정보보조금과 관련된 내용. 2015년부터 받은 정보보조금은 90억5500만원이다. [사진 신라젠 사업보고서]

신라젠이 지난 3월 공시한 사업보고서 중 정보보조금과 관련된 내용. 2015년부터 받은 정보보조금은 90억5500만원이다. [사진 신라젠 사업보고서]

이후 신약 개발 명목으로 정부 보조금 92억원을 받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와 같은 곳을 통해 투자를 받는 데 최경환 전 장관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의 도움이 있었다고 봤다. 신라젠이 지난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에서도 2015~2018년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을 통해 정부 보조금 90억5500만원을 받았다고 공시됐다.  

  
신라젠은 상장 전인 2013년부터 VIK 등으로부터 450억원을 투자 받은 덕분에 제네렉스를 인수하며 유망 벤처 기업으로 떠올랐다. VIK는 신라젠 지분 14%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된 적도 있었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코스닥에 상장됐고 2017년 11월에는 1주당 가격이 15만원 넘게 올랐다.

  
투기감시센터는 “2011년부터 바이오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 고위직이 신라젠의 사기 상장을 도와줘 막대한 이득을 취했고, 투자한 국민들은 약 5조70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가 맡은 신라젠 수사는 지난 12일 문은상 대표가 구속되면서 정점에 서 있다. 신라젠 임원들이 펙사벡의 임상시험 중단을 앞두고 회사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건 지난해 8월이다.   
 
당시에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 남부지검 증권범죄수사단이 수사를 맡았는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뒤인 지난 1월 부서를 해체하면서 수사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라젠 수사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 3명과 서울동부지검 소속 검사 1명 등 총 4명을 남부지검에 파견했고, 지난달 곽병학(56) 전 신라젠 감사와 이용한(54) 전 대표이사 등 핵심 관계자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수사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통화 논란에서도 신라젠이 등장한다. 이를 MBC에 제보한 지모(55)씨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던 채널A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내놓으라”는 취지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최경환 전 부총리가 신라젠 측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도 MBC에 제보했다가 최 전 부총리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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