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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덮친 어린이 괴질 미스터리…"환자 60%가 코로나 양성"

중앙일보 2020.05.14 15:29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뉴욕서만 '어린이 괴질' 사례 102건
영국에서도 100여명에 증상
발진부터 가와사키병 증상까지
뉴욕 '9월 등교' 여부도 불확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이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 이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다. 노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어린이들도 '무풍지대'는 아니라는 증거일 수 있어 각국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어린이 괴질' 사례가 뉴욕에서만 102건이 발생했고, 3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뉴욕주는 지난 9일 73명의 어린이가 괴질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발병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팔 등에 피부발진이 생겼다.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팔 등에 피부발진이 생겼다.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소아 다계통 염증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괴질은 아직 코로나19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괴질 증상을 보인 어린이 환자의 60%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40%는 코로나19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몇 주 전에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임피리얼칼리지대학의 리즈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 유행이 나타난 뒤 어린이 괴질이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감염 후 항체 형성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의 정점이 있고 나서 3~4주 뒤 이 현상의 정점이 목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감염 후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뉴욕주에 따르면 괴질을 앓는 어린이 환자는 주로 5일 이상의 고열·심한 복통과 설사·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독소성 쇼크 증후군'이나 가와사키병 증상까지 나타난다. 가와사키병은 급성 열성 염증 질환으로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하고, '독소성 쇼크 증후군'도 심하면 패혈증 쇼크까지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미국 15개 주와 유럽에서도 발병

어린이 괴질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주에 따르면 뉴욕·캘리포니아·워싱턴·뉴저지 등 미 15개 주에서도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유럽에서도 스페인·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위스 5개국에서 환자가 나왔다.
 
BBC방송은 13일 "약 100명의 어린이가 코로나19와 연관돼 보이는 염증성 질환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런던에서 4월 8명의 어린이 괴질 환자가 나타난 이후 현재까지 10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괴질 증상을 보였다.
 

◇뉴욕주, 등교 추가 연기 검토

 
고령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졌던 어린이들의 괴질 사례가 보고되며, 방역 시스템에 비상등이 켜졌다. 쿠오모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바이러스에 대해 연구 중이기 때문에 항상 경계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이 사례(어린이 괴질)를 알아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조사할 것이고, 그것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11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Xinhua=연합뉴스]

5월 11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Xinhua=연합뉴스]

 
지난 1일에 6월까지 휴교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9월 등교 재개에도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9월 등교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학교들이 계획을 세울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9월에 학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방역당국은 국내에선 아직 어린이 괴질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에 의한 어린이 괴질, 혈전에 의한 합병증 등이) 확인되거나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도“모니터링을 통해서 국내에서 그런 상황이 혹시나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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