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종 여성 연쇄살인 2명 말고 더 있나···피의자, 경찰 접견 거부

중앙일보 2020.05.14 13:42
지난 12일 오후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 과수원에서 지난달 18일 전주 한옥마을 부근에서 실종된 20대 부산 여성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 12일 오후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 과수원에서 지난달 18일 전주 한옥마을 부근에서 실종된 20대 부산 여성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전북 전주에서 사라진 20대 부산 여성을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를 받는 A씨(31·구속)가 교도소를 찾은 경찰 수사관의 접견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앞서 전주 한동네에 살던 아내 지인을 살해한 A씨가 부산 여성을 숨지게 한 진범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자가 더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주 여성 강도살인 30대, 형사 접견 거부
부산 여성 살해 혐의도…"연쇄살인 가능성"
경찰청, 베테랑 총경 2명 급파 "여죄 조사"

 
 전주 완산경찰서는 14일 "피의자 조사를 위해 오전에 A씨가 수감된 전주교도소에 형사를 보냈지만, 접견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을 거부할 줄은 알았지만, 접견 자체를 거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찰이 이날 30대 전주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A씨를 기소하기 전 전주지검 청사로 소환하면 조사를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경찰은 연쇄 살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산에서 온 B씨(29·여)가 실종 전 마지막으로 만난 남성이 A씨여서다. B씨는 지난 12일 전북 완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아버지가 지난달 29일 "외동딸이 (4월) 15일 집을 나간 뒤 며칠째 연락이 안 된다"며 부산진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 지 24일 만이다.  
 
지난 12일 오후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 과수원에서 지난달 18일 전주 한옥마을 부근에서 실종된 20대 부산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2일 오후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 과수원에서 지난달 18일 전주 한옥마을 부근에서 실종된 20대 부산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8일 자정 무렵 전주 한옥마을 부근 문 닫은 주유소에서 자신의 검은색 혼다 승용차를 세운 뒤 뒷좌석에서 B씨를 목 졸라 살해 후 완주군 상관면 한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 범행을 뒷받침하는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CCTV에는 사건 당일 B씨가 A씨 승용차에 타는 장면, 차 안에서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장면, A씨가 B씨 머래채를 잡고 차에 찧는 장면, A씨가 차 밖으로 나가려는 B씨를 강제로 뒷좌석에 태우는 장면 등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주유소를 빠져나갈 때 B씨 한쪽 팔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축 늘어져 있다가 1시간 뒤 완주에서 전주로 돌아올 때는 차 안에 아무도 없었던 점을 토대로 그 사이 살인과 시신 유기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 차량 안에서는 B씨 머리카락과 소지품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청은 전주와 부산 여성 외에 A씨가 또 다른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지난 12일 경찰서장(총경)급 수사관 2명을 전주에 내려보냈다.  
 
지난달 23일 전북 진안군 성수면 한 천변에서 같은 달 14일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현장에 나온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전북 진안군 성수면 한 천변에서 같은 달 14일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현장에 나온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본청 수사국 소속 책임수사지도관 2명은 지난 13일부터 전북경찰청에서 오전 10시와 오후 5시 하루 두 차례 전북청 형사과장·강력계장·광역수사대장·홍보계장·피해보호계장과 완산경찰서 강력계장 등 이번 사건 실무진과 모여 수사 상황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청 수사관들은 'N번방 사건', '이천 화재 사건' 때도 현장을 지도한 수사 베테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민감한 수사 내용이 경찰 외부로 흘러나가자 이를 통제하려고 본청 수사관들이 내려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부서를 감시하거나 언론 대응을 질책하려고 내려온 게 아니다"고 했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도 본청 지시에 따라 전주·부산 여성 살해 사건을 전담해온 완산경찰서와 별도로 제3의 피해자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수사 기간이 길어지면 국민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경찰 수뇌부 판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8일 구속기소 의견으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4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원룸에 혼자 살던 C씨(34·여)를 승용차에 태운 뒤 당일 오후 11시16분쯤 전주 효자공원묘지 부근 차 안에서 살해한 후 300만원 상당의 금팔찌와 48만원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다. 그는 이튿날 오후 6시17분쯤 C씨 시신을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 천변에 유기한 혐의(사체유기)도 받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