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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택시합승 38년만에 허용…반반택시 "요금 30% 싸진다"

중앙일보 2020.05.13 16:36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하반기 중 출근시간 구독형 택시 서비스를 반반택시에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 코나투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하반기 중 출근시간 구독형 택시 서비스를 반반택시에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 코나투스]

 
'택시 합승'이 출근시간대 택시잡기 전쟁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 택시 수요가 몰리는 오전 4~10시 사이 빈 택시를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탈 수 있게 됐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나투스의 규제샌드박스 사업 지정조건 변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코나투스는 지난해 7월 반반택시로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다. 이동 경로가 비슷한 사람끼리 택시를 앞뒤로 나눠 타게 하고, 하차 후 요금도 나눠 내게 하는 서비스다. 현행법상 합승은 불법이지만, 제한적인 조건에선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규제샌드박스'로 지정되면서 합법적 합승 모델이 나올 수 있었다. 
당시 반반택시가 허가받은 사업구역은 서울 강남·서초 등 6개 권역(12개 구), 시간대는 심야(오후 10시~오전 4시)로 제한됐다. 코나투스는 최근 구역을 서울 전역으로 넓히고 출근 시간대를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번에 받아들여졌다.  
 
이번 승인으로 반반택시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총 12시간, 서울 전역에서 동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서울에서 출근시간대 택시 합승이 허용된 건 38년 만이다. 코나투스는 준비를 거쳐 이달 중에 출근길 동승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1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출근 시간대 동승 허용으로 카풀형 택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출근 시간대 동승허용은 어떤 의미인가.
“심야와 출근 시간대는 택시 이용 성격이 다르다. 심야는 어쩌다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출근은 매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수요가 많다. 즉 사는 동네와 직장 위치가 비슷한 사람을 묶어서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택시 기반 카풀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

매일 택시로 같이출근 하는 카풀형 서비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예컨대 출근 전용 요금제를 만들어 정기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강서구에 있는 집에서 강남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을 묶어서 월 15만원 정도씩 받고 매일 택시로 출근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조금 돌아가더라도 혼자 내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택시를 타고 출근할 수 있다. 매일 아침 택시를 잡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도 된다. 택시기사도 정기적인 수입이 생겨서 좋다.”
 
셔틀과 같은 거 아닌가.
“비슷하지만 택시는 집 앞까지 온다는 장점이 있다.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다.”    
 
택시비가 더 싸지는 건가.
“그렇다. 지금도 동승 호출을 하면 심야 서비스에서도 택시비를 아낄 수 있다. 원래 내야 하는 요금 절반 가량에 호출비(1인당 2000~3000원)만 추가로 내면 된다. 승객위치와 동선 등을 고려해 요금 비율이 정해지는데 최소 30% 이상 할인된다고 보면 된다.”
 
출근 시간 플랜 요금제는 언제쯤 나오나.
“요금제는 추후 지방자치단체 등과 좀 더 협의해야 한다.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저렴한 택시비가 혁신  

(주)코나투스가 사업허가를 신청한 택시 동승 앱. [사진 과기정통부]

(주)코나투스가 사업허가를 신청한 택시 동승 앱. [사진 과기정통부]

 
지난해 8월 서비스 출시했는데 반반택시를 타봤다는 사람이 많지 않다. 확장 속도가 너무 느린 거 아닌가.  
“지난해 12월까지는 호출량이 매달 두 배씩 늘었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기사 회원은 꾸준히 늘었다. 초기 2000명에서 최근 1만명까지 늘었다. 이 정도면 매일 3000대가량 가동하는 규모다. 호출 수락률은 70% 이상이다.”
 
서비스 측면에선 별다를 게 없다. 
“택시를 혁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서비스 질을 먼저 고급화한 뒤 호출료를 많이 받는 방법도 있겠지만 우리는 순서가 다르다. 지금의 택시를 더 저렴하게 이용하면서 택시기사의 수익을 늘리려는 쪽이다. 동승하면 이용자는 싸게 타서 좋고, 기사는 호출료 수입이 더 생겨서 좋다. 지난해 12월 기준 택시기사 상위 10%는 한 달 평균 7만8000원 수익을 더 올렸다. 승객은 평균 1만2000원을 아꼈다.”
 
이용자 반응은 어떤가.  
“우리 고객 중에 서울 강남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매일 자정이 넘어 경기도에 있는 집으로 퇴근하는데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왔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하철이 다니는 새벽 시간까지 기다렸다 퇴근을 했는데,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뒤로는 매일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게 됐다고 들었다. 같은 상권 내에 있는 다른 사람과 동승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여전히 안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 실명 회원가입,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만 매칭, 앞 좌석과 뒷좌석 지정, 사전등록 신용카드 결제 등 안전 수칙을 우리는 철저히 지키고 있다. 앞으로 출근 시간대 서비스가 시작되면 불안감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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