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북구 빛고을고등학교 교실 책상이 1m씩 거리를 둔 채 배치돼 있다. 사진 광주시교육청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거액의 학비를 내는 학교들에 무의미하게 내버린 학비를 돌려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무상교육’ 대상이 아닌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확산하며 하루 만에 8000여명이 동의했다.
본인을 한 예술고 학생으로 소개한 청원인은 “예술계열 학교나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1년에 4분기에 걸쳐서 거액의 학비를 내고 있다”면서 “4월 후반부턴 온라인 개학으로 교육과정을 시행 중이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도 실시하지 않던 1분기의 학비는 돌려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예술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1/4분기 등록금 관련 가정통신문. 1분기 학비가 최대 200만원에 달한다. 예술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시행 중이지만 이는 고등학교, 고등기술학교, 공립·사립 일반고, 사립 특성화고, 공립 외국어고, 과학고 및 국제고만 해당한다. 입학금과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자율형 사립고와 사립 외고·예술고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1 학부모들 "2분기 등록금 내야 하냐"
최근 도교육청과 각 교육지원청에는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든 고1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한 고1 학부모는 “고등학교 처음 입학하고 동복을 입어보지도 못했는데 하복을 입을 판”이라며 “지난 3월 1분기 등록금을 납부하고 학교도 못 갔는데 벌써 2분기 등록금을 내라고 하냐”고 토로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개학 연기 기간 중 사립유치원 수업료를 환불·이월하고 사립유치원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총 64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상황인 고등학생의 학비를 두고 이렇다 할 교육 당국의 대책이 나오지 않자 학생을 비롯한 학부모들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학생들도 등록금 반환 소송 준비도
그러나 대학생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학 대부분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랜 기간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방역과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적잖은 비용을 들였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1일 교육부는 전 학년 등교일을 일주일씩 늦췄다. 지난 6일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지금까지 86명이 확진되면서 당초 계획대로 등교 일정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일에는 고3이, 27일에는 고2·중3·초1~2학년과 유치원생이 등교하며 6월 3일에는 고1·중2·초3~4학년이 순차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6월 8일에 중1·초5~6학년이 등교할 예정이다.
그러나 감염 확산 추세에 따라 등교가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방역 당국의 클럽 감염 사태 역학조사 결과를 본 뒤, 20일쯤 추가 연기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