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공식 수치의 3배에 이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사망자 숫자를 일부러 낮추고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제기한 의혹이다.
모스크바 4월 사망자, 예년보다 1700명 많은데
공식 기록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650명뿐
"러시아 당국, 코로나19로 사인 기록하길 꺼려"
일일 확진자 최대인데, 푸틴은 "봉쇄 완화"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크로커스 전시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병동.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8355d3d5-4ed6-432f-870e-558ec043efab.jpg)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크로커스 전시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병동. [EPA=연합뉴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코로나19 치사율은 0.9%다. 이는 영국(14.5%), 이탈리아(13.9%), 미국(6.0%)은 물론 한국(2.3%)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상당수 전문가는 러시아의 취약한 공중보건 실태를 고려할 때 의심스러운 수치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사망자, 공식 수치 3배 달할 수도”
![러시아 모스크바의 텅 빈 도심.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043e2b95-4073-49fe-b20a-46b8c0c5e15d.jpg)
러시아 모스크바의 텅 빈 도심.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이에 대해 타티아나 미카일로바 러시아 국민경제행정아카데미(RANEPA) 선임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는 분명하다”며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공식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케타 페크홀도바 프라하 경제대학 인구통계학 교수도 “코로나19 봉쇄령으로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오히려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 통계에 의문을 나타냈다.
◇사인 기록 때 '코로나19’ 피해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병동 내부.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7d3a38f2-1ce1-49a8-8f69-6038a861e2f3.jpg)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병동 내부. [로이터=연합뉴스]
모스크바타임스(MT)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여도 ‘폐에 병리학적 변화와 임상 소견이 없는 경우 사인을 코로나19로 등록하지 않는다’는 러시아 보건부 지침이 있다. 실제로 조지 프랭크 러시아 보건부 병리학자는 현지 방송에 나와 “코로나19 확진 환자라고 모두 코로나19가 사망 원인으로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를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확진자 최대인데… 봉쇄 푸는 푸틴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국민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1a6a2f41-af0d-4f73-b045-e69f4494e6c4.jpg)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국민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데이비드 안데르만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 '푸틴의 트럼프 코로나19 전략 따라 하기'에서 푸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리한 경제 재개를 흉내 낸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지만, 푸틴의 지지율이 20년 만에 가장 낮아지자 정치적 고려에 봉쇄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