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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입주민 갑질로 극단선택" 경비원 보호조례 만든다

중앙일보 2020.05.12 16:01
서울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억울하다'며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경비원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만들었다. 김지아 기자

서울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억울하다'며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경비원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만들었다. 김지아 기자

 
경기도 고양시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경비원 보호 조례 제정을 추진한다. 시는 검토를 거쳐 조례안을 마련해 7월 임시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최근 입주민의 갑질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숨진 사태와 관련, 경비업 종사자들의 최소한의 인권과 복지를 법으로 보장하는 ‘경비원 인권지원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이 경비원은 입주민으로부터 폭언·폭행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고양시에서 추진 중인 경비원 인권지원 조례는 경비원에 대한 폭행, 폭언을 비롯해 각종 인권과 법률상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와 사용자에게 함께 연대책임을 묻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또 시에서는 무료법률 상담과 심리 상담을 지원, 피해자들이 찾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관리자와 주민에게 연 1회 인권교육도 이뤄진다.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 고양시]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 고양시]

 

이재준 고양시장 “갑질은 법적 보호장치 마련돼야 해소”

이재준 시장은 “서울 아파트 사건처럼 계약관계를 이용한 갑질은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절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행법상 개선이 불가능하다면 시 차원에서라도 경비원의 최소한의 인권과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대부분 은퇴자나 취약계층으로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경비원들에게 공동주택 관리자와 주민은 곧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면서 “노동과 인권이 혼재된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최소한의 인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추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한 아파트에서 주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후 해당 아파트 경비실 앞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주민들이 촛불집회를 하며 애도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 한 아파트에서 주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후 해당 아파트 경비실 앞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주민들이 촛불집회를 하며 애도하고 있다. 뉴스1

 

고양시, 전국 첫 ‘경비원 인권지원 조례’ 제정 추진

현행 경비업법에는 경비원의 자격 기준과 지도·감독 등 경비업 종사자들의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만 있을 뿐, 이들에 대한 복지나 피해방지 조항은 전무하다는 게 고양시의 설명이다. 또 근로자들에게 최소한으로 적용되는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도 적용받지 못한다. 근로기준법 중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는 근로시간, 주휴일, 연장수당 규정의 예외로, 경비원들은 이 예외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경비원들은 경비업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의 ‘이중법’을 함께 적용받고 있어 이런 복지 사각지대가 심화한다는 평가다. 경비업법은 경비원이 순찰, 관리 등 일반적인 경비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공동주택관리법상 위탁관리는 이를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경비원은 분리수거, 택배, 주차관리 등 대부분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관리자 역할을 하는 실정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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