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서서히 하락하던 국제 유가는 3월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협상 결렬로 증산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충격이 겹쳤다.
미국의 중재로 각기 일정 기간 감산하기로 결정하였지만 유가는 여전히 불안하다. 미국의 셰일 혁명으로 미국 원유 생산량은 이미 러시아와 사우디 생산량을 추월했다.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원유 생산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다. 향후 추가감산이 얼마나 이뤄질지 모르지만 산유국의 치킨게임은 치킨 게임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셔터스톡
가격이 급락한 자산을 싸게 사들이는 건 개인투자자의 본능인 듯하다. 투자자들의 원유 상장지수펀드(ETF) 매수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급증했다.
선물 투자란?

급증한 원유선물ETF 순매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A라는 사람이 2020년 6월에 원유 1배럴(약 160L)을 살 수 있는 계약 증서를 가지고 있는데, 4월에 A가 갑자기 돈이 급해서 B에게 그 증서를 팔았다. 이럴 때 A는 B에게 원유선물 1계약을 매도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선물가격은 현물가격에 잔존 만기, 가격 전망, 보유 비용 등이 반영되어 결정된다. 만약 현물 가격이 향후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선물 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고, 반대로 현물 가격이 향후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형성될 것이다. 현재는 시장에서 지금보다 미래에 원유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만기가 긴 선물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를 콘탱고(Contango) 시장이라고 하고 반대(만기가 길수록 선물가격이 낮음)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라고 한다.

원유선물 만기별 가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만기 있는 선물 vs 만기 없는 ETF
반대로 백워데이션 시장에서는 롤오버 과정에서 현재 가격보다 낮아진 선물로 롤오버를 하게 되어 비용이 아닌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원유선물ETF를 처음 매매하는 투자자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버티기가 답? 아니다!
글=공형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선임매니저, 영상=박승영·김한솔·여운하, 그래픽=이경은·김현서
(필자의 개인 견해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공식적인 견해는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