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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운명 바꾼다” 시장 좌판 밑서 열공 중국 초1

중앙일보 2020.05.12 00:03 종합 14면 지면보기
중국 우펑현 의 한 시장 좌판 아래 에서 온라인 수업 중인 초등 1학년 커언야.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우펑현 의 한 시장 좌판 아래 에서 온라인 수업 중인 초등 1학년 커언야.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홍역을 앓은 후베이(湖北)성 서남부 우펑(五峰)현은 소수민족인 투자(土家)족 자치현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뒤를 이을 수도 있는 차세대 지도자 후춘화(胡春華·57) 부총리의 고향이다. 후춘화는 16세 때 우펑현 문과 수석으로 베이징대학 중문과에 입학했다. 건국 이래 우펑현이 배출한 첫 베이징대학 합격생이다. 후는 우펑고교 재학시절 ‘지식이 운명을 바꾼다’는 글을 학교 잡지 ‘문심(文心)’에 실었다.
 

부모 장사하는 곳서 온라인수업
신화사 “위는 생활, 아래는 미래”

“꿈이 있고 지식이 있으며 실천할 용기가 있다면 그 사람은 희망이 있다”고 적었다. 역경 속 배움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 후춘화 정신이 지금도 고향에 살아있는 듯 시장 한복판에서 공부에 매진하는 한 꼬마의 사진이 중국서 큰 화제다.
 
중국 신화사 등은 최근 우펑현 위양관(漁洋關)진 시장에서 공부하는 초등학교 1학년 소녀 커언야(柯恩雅·7)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도했다.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파는 커언야의 부모는 코로나로 등교를 못 하고 인터넷 수업을 해야 하는 딸의 학업을 돌보기 위해 시장 좌판 아래를 공부방으로 개조했다. 매대 삼면에 철판을 두른 뒤 그 아래 책상을 놓고 중고 노트북을 구입해 올렸다. 장사하는 틈틈이 엄마 자오웨이웨이(趙瑋瑋)가 공부를 봐 준다.
 
가끔 일어서다가 머리를 부딪치는 걸 빼곤 문제가 없다고 커언야는 웃는다. 신화사는 “매대 위는 생활, 매대 아래는 미래”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는 중국 당국의 최근 심정은 착잡하다.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구직 문이 대폭 좁아져서다. 올여름 847만 명이 대학 문을 나서지만, 절반 정도가 일거리를 찾지 못했다. 이에 지난 6일 중국 당국은 8월 중순까지 진학과 취업 지원 10대 행동을 담은 ‘100일 스퍼트’ 작전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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