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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서 사라진 부산 여성···"전주 실종 여성 피의자와 연관"

중앙일보 2020.05.11 19:21
지난달 23일 전북 진안군 성수면의 한 하천에서 같은 달 14일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전북 진안군 성수면의 한 하천에서 같은 달 14일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부산에 사는 20대 여성이 전북 전주에서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여성은 최근 전주에서 한동네에 살며 '누나'라 부르던 30대 여성에게 금품을 빼앗고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로 검찰로 송치된 A씨(31·구속)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전주에 온 부산 여성
전주 한옥마을 부근서 자취 감춰
부친 "딸 연락 안 된다" 실종 신고
경찰, 강력범죄 가능성 두고 수사

 11일 전주 완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B씨(29·여)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지난달 19일 부산진경찰서에 접수됐다. B씨 아버지는 "4월 12일부터 딸과 연락이 안 닿는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지난달 18일 밤 전주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누군가의 승용차를 타고 전주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전주 한옥마을 근처인 서학동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실종자(B씨)가 전주 숙박업소에 있을지 모르니 확인해 달라'는 부산진경찰서의 요청을 받고 찾고 있지만, B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B씨 휴대전화는 지난달 12일부터 꺼진 것으로 조사됐다.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B씨는 전주에서 실종되기 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가 마지막으로 만난 남성이 A씨인 것으로 보고 지난달 18일 전 A씨의 일주일간 행적을 살피고 있다. A씨는 '전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지난달 19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이 지난달 22일 전북 전주시 용복동에서 같은 달 14일 효자동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지난달 22일 전북 전주시 용복동에서 같은 달 14일 효자동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경찰은 B씨의 실종 시점과 사라진 정황 등을 감안할 때 A씨가 강력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와 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A씨의 동선 중에 있던 임실 일대를 수색했지만, B씨의 행방을 찾을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시일이 지나 CCTV 영상 대부분이 삭제돼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완산경찰서 관계자는 "실종자가 발견되거나 A씨와 연관성이 있다는 단서가 나오면 부산진경찰서에 서류를 요청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8일 A씨를 구속기소 의견으로 전주지검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4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원룸에 혼자 살던 C씨(34·여)를 승용차에 태운 뒤 당일 오후 11시16분쯤 전주 효자공원묘지 부근 차 안에서 살해한 후 300만원 상당의 금팔찌와 48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그는 이튿날(4월 15일) 오후 6시17분쯤 C씨 시신을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 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실종 9일 만인 지난달 23일 주검으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C씨의 사인은 경부(목) 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당시 숨진 C씨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모바일 뱅킹으로 C씨 계좌에 있던 48만원 전액을 본인 계좌로 송금받았다. C씨가 손목에 차고 있던 금팔찌는 아내에게 선물했다.
 
 경찰은 실종 전 C씨가 마지막으로 만난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달 19일 긴급체포한 뒤 같은 달 21일 구속했다. A씨 차량 트렁크에서는 C씨 혈흔과 삽 등이 발견됐다.
 
 A씨는 수사 내내 "48만원은 빌렸을 뿐 빼앗지 않았다. C씨를 죽인 적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본인 주장을 뒤집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검찰 송치 시점이 다가오자 살인 혐의만 인정했다. 
 
 수천만원의 인터넷 도박 빚에 시달리던 A씨가 '돈을 빌려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C씨가 거절하자 홧김에 살해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퀵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한 달 수입이 600만~700만원이었지만, 인터넷 도박에 빠져 직원들과 가족에게 수시로 돈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검찰 송치 이후에도 살인만 인정하고, 강도 혐의는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강도살인은 살인보다 형량이 무겁다"며 "보강 수사를 마치는 대로 이번 주 안에 피의자를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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