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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순진한 조선처녀 납치설 잘못" 반일 종족주의 후속타

중앙일보 2020.05.11 14:29
 ’한국인을 가두고 얽매는 종족주의의 함정에서 해방될 때“라며 두번째 종족주의 책을 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한국인을 가두고 얽매는 종족주의의 함정에서 해방될 때“라며 두번째 종족주의 책을 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30년 위안부 운동이 신성불가침의 권위로 군림했다.”  
지난해 7월 『반일 종족주의』로 파문을 일으킨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후속편을 냈다. 11일  오전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10개월 전 『반일 종족주의』를 출간하고 학술서로서 드물게 큰 반향이 있었다. 분노, 매도, 심하게는 저주와 같은 공격이 있었다. 평생 학문을 업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성실히 대응하기 위해 새 책을 냈다”고 했다. 첫 책 『반일 종족주의』는 11만부가 판매됐고 『일제종족주의』(황태연 외), 『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김종성) 등 비판서 5권이 연이어 나왔다.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을 비판하는 학술대회 또한 잇따라 열렸다.
 
이 전 교수를 비롯한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 저자 8명은 지난번 책에 대해 나왔던 비판을 재반박하는 글을 실었다. 이 전 교수는 특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존의 주장을 확고히 했다. 이날 그는 “위안부와 관련한 국민적 통념은 총독부 권력의 묵인ㆍ방조ㆍ협력 하에 일본군이 순진한 우리 조선의 처녀들을 납치ㆍ연행해 갔다는 것”이라며 “지난 책에서 그런 통념을 비판했는데 그 자체에 대한 반론은 없었고 오히려 연구자들조차도 그러한 야만적 납치와 연행은 없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했다.  
 
이 전 교수는 이번 책에서 1920~40년대 약취ㆍ유괴 범죄의 검거 대비 기소율을 자료로 썼다. 1923~41년 총 4만553명이 검찰로 넘겨졌지만 그중 3만9621명이 불기소됐다. 이 전 교수는 “전체 검거자 중 유죄를 받은 이는 10%에 불과했다”며 “불기소의 근거는 위안부 본인의 취업 사유서, 호주의 취업 동의서 등이었다”고 분석했다. 즉 일본군에 의한 약취나 유괴 범죄를 주장했던 이들의 대부분이 강제연행과 관련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는 “위안부 모두가 약취와 유괴 범죄의 희생자일 수는 없으며 그들의 일정 부분은 원래 성매매 산업에 종사한 여인들이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연세대 류석춘 교수가 지난해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란 발언을 한 후 이달 정직 처분을 받은 데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이 전 교수는 “류 교수의 강의가 일본군 위안부제를 정당화하거나 당연히 있을 것이 있었다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약소 여성에 대한 지배권력의 성지배와 착취의 역사를 단순히 일본의 국가 범죄로 절취해 책임을 추궁하는 행위가 옳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공창제, 위안부제, 해방 이후의 한국군ㆍ미국군 위안부제, 민간 위안부제의 긴 역사 속에서 1937~48년 일본군 위안부제의 역사적 위치를 올바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이용수 할머니가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며 불참을 선언하고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정대협)의 성금 사용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서도 동의했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증오심만 심는 일은 그만둬야 하며 일본 대사관 앞의 시위, 조형물 설치는 국제적 염치와 예의를 잃은 소치라 생각해왔다”고 했다. 또 “정의연이 주도한 30년간의 위안부 운동만큼 한국인들의 역사의식, 특히 젊은이들의 국제감각을 규정한 사건은 없으며 정의연은 신성불가침의 권위로 군림했다”고 지적했다.
 
11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참여 저자들. 왼쪽부터 박상후 전 MBC 국제부장, 정안기 일본경제사 박사, 김용삼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 이영훈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주익종 이승만학당 이사. 최정동 기자

11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참여 저자들. 왼쪽부터 박상후 전 MBC 국제부장, 정안기 일본경제사 박사, 김용삼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 이영훈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주익종 이승만학당 이사. 최정동 기자

이번에 나온 책은 기존에 가장 이슈가 됐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맨 앞에 배치했고 전시동원, 독도, 토지ㆍ임야조사, 식민지 근대화의 총 5개 주제로 구성했다. 지난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자들은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학술적으로 문제가 많은 주장을 한국의 대법원이 검증 없이 신뢰했다”는 것이다. 또 독도에 대해서는 “정치적 군사적 행위의 결과로 편입된 영토를 역사적 사건으로 획일화한 고유 영토설은 비과학적”이라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서 이 전 교수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원조는 카를 마르크스”라며 “인도는 영국 지배를 통해 재생할 것이라 했던 그의 주장처럼 영국ㆍ미국ㆍ프랑스 등 소수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식민 지배를 통해 근대화한 것이 보편적 역사였다”고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영남대 경제금융학부의 차명수 교수가 기고문을 이번 책에 실었다. 차 교수는 “일제시대 조선인의 실질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키, 몸무게가 늘어난 것은 생산기술이 발전한 근대경제성장의 단계로 나아갔다는 뜻”이라며 일제시대의 변화를 18세기 말 영국의 산업혁명에 비유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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