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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판 검찰장악 시도…日연예인들 "나라 부수지마" 항의 폭발

중앙일보 2020.05.11 11: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와중에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내각이 검찰간부의 정년 연장 법안 심의를 강행하는 데 대해 인터넷상에서의 항의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입맛따라 검찰간부 정년연장 법안
신종코로나 와중에 심의 강행하자
SNS에서 "더이상 입 다물면 안돼"
연예인포함 트윗 이틀새 470만건
"코로나 대응 대신 엉뚱한 일만"

이번 법안 심의를 ‘아베 내각의 검찰 장악 시도’로 규정하고 항의하는 트윗이 9일 밤부터 10일 밤까지만 470만건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른바 '일본판 검찰 장악 시도'가 강력한 저항에 부딪친 모양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1월말 아베 내각이 퇴임을 앞둔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도쿄고검 검사장의 정년 연장을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다. 
 
야당은 "정권과 가까운 구로카와 검사장을 차기 검찰총장에 앉히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아베 내각이 구로카와의 정년 연장의 근거로 국가공무원법상 정년 연장 규정을 적용한 것도 큰 논란을 낳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0년간 “국가공무원법이 허용하는 정년 연장은 검찰엔 적용하지 않는다”는 법해석을 유지해왔는데 아베 총리가 이를 하루 아침에 뒤집었기 때문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일본 정부는 검찰간부의 정년을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했다. 구로카와의 정년 연장을 뒤늦게 정당화하기위한 움직임이었다. 
 
법안의 골자는 ‘차장검사와 고검·지검 검사장 등의 간부'에 대해선 정부가 인정할 경우 정년 연장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검찰 인사에 정부가 개입하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일본 사회 전체가 매달리고 있는 지난 8일 갑작스럽게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의 심의를 강행하니 일본 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배우 이우라 아라타(井浦新), 가수 캬리 파뮤파뮤, 가수 미즈노 요시키(水野良樹), 배우 아키모토 사야카(秋元才加)등 연예인들까지 "더 이상 이 나라를 부수지 말아달라","더 이상은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다","국민들은 감염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데…"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이례적인 항의 열기"라고 표현할 만큼, 좀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일본 연예인들까지 '더이상의 못 참겠다'는 식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항의 열기는 신종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의 잦은 실책으로 아베 총리가 코너에 몰려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대응도 제대로 못하면서 검찰을 장악하는 법안 처리를 서두른다’는 정서가 배경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11일 일본 중의원에서 "지금은 이런 법안을 서둘러 처리할 때가 아니다"라며 자민당과 일본 정부의 검찰청법 개정 움직임을 비판했다.[연합뉴스]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11일 일본 중의원에서 "지금은 이런 법안을 서둘러 처리할 때가 아니다"라며 자민당과 일본 정부의 검찰청법 개정 움직임을 비판했다.[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베 내각은 13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법안 처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11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대표는 "검찰청법 개정안은 (코로나19로)혼잡한 틈을 타 급하게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코로나 대응보다 이런 법안 처리를 우선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아베 내각의 행태를 화재 현장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에도 비유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국회 스케줄은 국회가 정하는 것”이라고 피해나갔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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